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1일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2012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로의 전환 완수 이후 지체됐던 선진화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시대 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국가 경영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학기술 중심국가 건설’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초격차 과학기술 분야를 5개 이상 확보하게 되면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이 5개 만들어지고, 수많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G5(주요 5개국)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최고의 과학기술 국가를 만드는 것이 평생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중간평가’를 받고 결과가 기준에 못 미칠 경우 대통령직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 50% 신뢰를 못 받거나 22대 총선에서 소속 정당이 제1당이 되지 않으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했다.
여야 대선후보들에 대해서는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야당 후보들을 상대로는 “전근대적인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대선 레이스 완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한 지지율과 막대한 대선 비용을 감안할 때 독자 출마보다는 야권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안 대표는 완주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며 “제가 정권 교체를 하겠다”고 답했다. 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을 보면서 어떤 분이 총리나 장관에 적합한 분인지 잘 관찰하겠다”며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은 스스로 단일화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연대를 통해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출마가 직업인 분”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야권 표 분산을 반겼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