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뉴 스페이스 시대로"…에어버스와 소형위성 개발

입력 2021-10-31 18:09
수정 2021-11-01 00:49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글로벌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와 손잡고 위성 공동 개발에 나선다.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고부가가치 위성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안현호 KAI 사장은 최근 버나드 브레너 에어버스 총괄수석부사장과 위성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는 연내 실무 전담반을 구성해 국내외 위성 시장 공동 진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KAI는 2010년대 초반부터 에어버스 주력 기종인 A350에 들어가는 80㎏짜리 윙립(wing rib: 비행기의 주날개 뼈대)을 제작해 매월 10대가량을 공급하는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에어버스와 위성사업 협력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어버스는 항공기뿐 아니라 위성도 자체 제작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위성도 에어버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함께 설계·제작했다. 작년엔 한국 첫 군사 전용 통신 위성인 아나시스 2호를 제작해 발사했다. 내년에 발사될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6호 개발에도 참여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가 지난 30년간 정부의 위성 연구개발 전반에 참여하며 핵심 기술을 축적한 것을 에어버스가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아리랑 1호부터 7호까지 다목적 실용위성 제작, 정지궤도복합위성, 군정찰 위성 등 정부의 위성 연구개발 전반에 참여하며 핵심 기술을 축적했다.

두 회사는 소형 저궤도 위성 개발을 위한 협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운영고도가 500~2000㎞가량인 저궤도 위성은 주로 지구관측 및 감시정찰 분야에서 활용된다. 속도가 다른 위성에 비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면 지구 어느 곳에서도 통신 지연이 없는 5세대(5G)·6G 이동통신이 가능해진다.

특히 KAI가 직접 개발에 나선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해선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KAI는 24시간 관찰이 가능한 통신 및 기상관측 위성으로 주로 활용되는 정지궤도 위성 분야에서도 에어버스와 긴밀하게 협력할 방침이다.

KAI와 에어버스의 협력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위성과 발사체 등 항공우주 사업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작년 3780억달러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경민/남정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