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첫 양산 전기차인 'bZ4X(사진)'를 내년 중반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테슬라, 닛산 등 경쟁사와 비슷한 주행거리와 최고 수준의 배터리 내구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전기차 시장의 선두권으로 치고 나간다는 구상이다.
도요타는 지난 29일 bZ4X의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4X는 도요타의 전기차 브랜드 'bZ' 시리즈의 1호 모델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도요타는 2025년까지 7종의 bZ 시리즈를 포함해 순수 전기차 15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bZ는 '비욘드제로(beyond Zero·제로 그 이상)'의 약자이다. 온실가스 배출 '제로(0)'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자동차라는 뜻을 담았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60~500㎞로 경쟁모델인 테슬라 모델3(448~580㎞·2019년 5월 출시), 닛산 아리아(430~610㎞·올 겨울 출시), 폭스바겐 ID.3(348~548㎞)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터리 용량도 71.4㎾로 아리아(65~90㎾), ID.3(45~77㎾)와 비슷하다. 모델3는 배터리용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출력이 최대 150㎾인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30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 차체 천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1년간 18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아웃도어나 재해시 가전이나 주택에 전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7~8.4초로 모델3(3.3~5.6초)와 아리아(5.1~7.6초)에 뒤진다. 가격은 미정이다. 모델3는 454만~717만엔(약 4675만~7383만원), 아리아는 660만~790만엔, 올 1월 출시된 마쓰다 MX-30 전기차 모델은 451만~495만엔에 판매된다.
차체는 스바루와 공동개발했다. 스바루의 4륜구동 및 충돌안전 기술, 도요타의 전기차 기술을 함께 담았다. 크기는 도요타의 SUV 모델 '해리어'와 비슷하다.
도요타는 배터리 수명과 제어시스템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연수에 따른 배터리 열화를 최소화해 10년을 사용해도 배터리 용량의 90%가 유지된다. 전기차지만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전압과 온도를 다중감시하는 시스템을 달아 전기차의 위험요소인 발열 징후를 미리 감지한다.
도요타는 2030년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800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도요타 세계 판매량의 80%다. 800만대 가운데 20%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FCV)로 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에 1조5000억엔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