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증상 완화에 효과 보인 '뜻밖의 치료제' 정체는?

입력 2021-10-28 18:02
수정 2021-10-28 18:03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저렴한 우울증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 환자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 글로벌 헬스에 실렸다.

27일(현지시간) CNN은 코로나19 고위험 환자 중 거의 3분의 1에서 우울증 치료제가 효과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정신의학과 연구진이 브라질에서 약 15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 결과, 플루복사민으로 알려진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우 증상이 악화하거나 입원하는 비율이 줄었다.

연구팀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741명의 코로나19 환자들에게 100㎎의 플루복사민을 하루 두 번씩 열흘 동안 투여하고 다른 756명에게는 가짜 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플로복사민을 투여한 환자의 약 11%(79명), 가짜 약을 투여한 환자 그룹에서는 16%가 응급실 또는 병실에서의 치료가 필요했다. 이는 절대적 위험은 5%, 상대적 위험은 32%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루복스'라는 제품명으로 팔리는 이 약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로 강박장애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연구진 측은 "플루복사민은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되는 혈액 속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킨이라는 염증 유발 미분자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고, 혈소판을 줄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혈액 응고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이 약을 추가해도 될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플루복사민의 안전성과 내성, 사용의 편리함, 저렴한 가격 및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한 특정 국가 및 국제적 지침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 또는 플루제틴에 대해서는 이 약이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지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