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은 성장이 정체된 유업계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한 기업으로 꼽힌다. 혁신 상품을 끊임없이 선보이며 입맛을 사로잡았다. 상하목장, 상하치즈 등의 브랜드가 히트하면서 2017년 8000억원이었던 매출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코로나19 직전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미끄러지고 있다. 공매도의 표적이 되고 있다.
28일 매일유업은 0.57% 오른 7만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인 6월 1일(8만3400원) 대비 16% 떨어졌다. 9만원 초반대였던 코로나19 직전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일부 투자자는 주가 하락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일유업 영업이익은 928억원으로 작년 대비 7.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인을 공매도로 돌리는 투자자들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공매도 잔액은 6월 말 25억원에서 10월 25일 기준 43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 26일에는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 53%로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공매도에는 이유가 있었다. 셀렉스의 물적분할이다. 셀렉스는 성장하는 단백질 보충제 1위 브랜드다. 매일유업은 지난 8월 셀렉스를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매일유업은 유가공업에 집중하고 성인영양식 사업을 100% 자회사(매일헬스앤뉴트리션)로 떼어내는 구조다.
물적분할되면 기존 주주들은 신설되는 회사의 주식을 갖지 못하게 된다. 매일유업에서 ‘성장성’이 사라지면서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고 소액주주들이 주장하는 이유다. 셀렉스가 매일유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지만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셀렉스가 분할되면 매일유업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구조로 변하게 된다. 분유가 대표적이다. 작년 1480억원이었던 분유 매출은 2022년 1208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색 시유와 발효유 사업부도 매출이 거의 정체됐다.
자산운용사들은 매일유업 주가 하락이 물적분할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한 운용사 대표는 “매일유업은 편의점 매출 비중이 높은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다음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악재가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물적분할을 악재로 볼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신설된 자회사가 100% 비상장으로 있으면 기업가치의 훼손은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신설 회사가 상장하더라도 기업가치를 크게 받으면 매일유업 주가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운용사 대표는 “만약 셀렉스가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가정하면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과도하게 낮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악재는 반영됐고 호재는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일유업은 이달 초 주요 제품 가격을 4~5% 인상했다.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면서 편의점 매출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대비 주가도 낮다. 올해 매일유업은 영업이익으로 928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가총액은 5491억원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