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서 화상강의하다 딱 걸린 한양대 교수 "고열 때문에…"

입력 2021-10-27 22:55
수정 2021-10-27 23: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학 교수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7일 SBS '8시뉴스'는 이날 오전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의 한 전공 수업에서 A 교수가 수업 도중 반신욕을 하는 듯한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강의는 온라인 강의였지만 음성으로만 진행됐고, 수업 도중 갑자기 웹 카메라가 켜지면서 교수가 욕조에 앉아 온몸을 물에 담근 채 수업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실을 알아챈 교수는 곧 카메라를 껐지만, 수업은 계속 진행됐다.

한 학생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수업과 관련된 태연하게 얘기하고, 물소리가 중간에 계속 첨벙첨벙 들렸다"고 말했다. 카메라만 끄고 욕조에 몸을 담근 상태에서 강의를 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또 다른 학생은 "2주 전쯤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한테서 물소리가 난다는 연락이 왔는데, 족욕을 하는 게 아닌가. 사정이 있겠지 넘어겠다"고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A 교수는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메일로 사과했다.

A 교수는 메일을 통해 "월요일 백신 2차 접종을 맞고 화요일 오후부터 심한 고열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열심히 발표를 준비한 우리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휴강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 중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교수로서 수업에 충실히 임해야 함에도 학생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을 보이게 된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을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교 측은 2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A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 교수는 학교 측에 이전에는 욕실에서 수업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