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동산 시장에 10년에 한 번 올 투자 기회가 왔다. 미국 주택시장 얘기다. 향후 10년간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조슈아 와인트롭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 주거부문 사장은 27일 열린 ‘ASK 2021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의 부동산·인프라 세션에서 “미국 주택 재고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 투자 기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10년 전부터 대두됐던 주택 공급 부족이 코로나19를 거치며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美 밀레니엄 세대, 주택 수요 책임”
와인트롭 사장은 “일자리가 있고, 상환능력이 있는 밀레니엄 세대(20~39세)가 미국에서 주택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공급이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그는 밀레니엄 세대가 선호하는 교외 단독주택(Single-Family)은 가격이 비싸도 준공 전에 이미 매각될 만큼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브 그루버 해밀턴레인 실물자산부문 상무도 미국 단독주택이 향후 기관투자가들에게 새로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단독주택은 미국 전체 임대주택 4900만 가구 중 1700만 가구 정도를 차지한다”며 “지금은 소규모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이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진입하면 운영과 관리 효율성을 개선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교외 단독주택이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미국과 달리 유럽에선 다가구주택(Multi-Family)이 유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리 헤이즐턴 해밀턴레인 실물자산부문 부사장은 “유럽에선 시민들의 소득은 안정적이고 임대료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다가구주택 투자가 활발한 네덜란드의 경우 2030년까지 약 20만 가구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에선 호텔이 투자 기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미국과 유럽의 호텔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국내 여행이 재개되면서 호텔 객실 점유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거의 회복하고 있다. 그루버 상무는 “회복세가 뚜렷한 리조트·레저호텔을 인수하기 위해 기관투자가가 몰리면서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아직 실적이 저조한 미국 북부 도심 내 비즈니스호텔, 컨벤션 호텔 투자가 오히려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보다 회복이 더딘 유럽의 호텔에 투자 기회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 호텔시장은 2024년이 돼야 정상화가 될 것이란 예측이 있다. 헤이즐턴 부사장은 “영국과 독일을 제외하곤 대부분 유럽 도시의 호텔 객실 점유율이 50% 이하”라며 “유럽 주요 도시에서 양질의 핵심 호텔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다”고 언급했다.
아레스매니지먼트는 미국 물류센터에 대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권했다. 톰 맥고너글 아레스매니지먼트 부동산부문 전무는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투자부문”이라며 “오피스 등보다 공실률 변동성이 낮고, 지난 10년간 꾸준히 오른 임대료도 당분간 계속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물류센터 공실률은 4~5%지만 핵심 지역에선 1% 미만”이라며 “향후 5년간 추가 임대 수요가 10억㎡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대료 상승률도 6%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에선 고급 오피스빌딩과 주택마커스 머너 벤탈그린오크 아시아투자 대표는 일본과 관련,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선 고급 오피스빌딩과 주택, 물류센터 등이 코로나19에도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세계 투자자들이 찾는 인기 투자처이며 여전히 유망하다”고 발표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액티스는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국가를 주목하라고 했다. 브라이언 치나피 액티스글로벌 부동산 대표는 “아직 아시아 지역에서 부동산 투자는 초기 단계”라면서도 “높은 경제 성장세로 부동산 차익거래(아비트리지) 기회가 존재하고 특히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의 성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세라글로벌은 △생명공학 △공유창고 △저온창고 등을 코로나19 이후 전 지역에서 떠오르는 틈새 투자처로 소개했다. 매기 콜먼 세라글로벌 전무는 “기업환경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소비자의 변화 등으로 많은 연기금이 틈새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빌레 포카 캡맨인프라매니지먼트 대표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탄소를 줄이자는 정책에 따라 지열발전과 바이오메스발전 등의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며 “이들 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에도 부합해 투자가 활발하다”고 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