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진출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단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라리가)의 강자 AT마드리드, 포뮬러 원(F1)의 맥라렌. 이 팀들은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구단이란 점 말고도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레스매니지먼트(아레스)가 지난 1년간 투자한 구단이라는 것이다.
코트 시나벨 아레스 다이렉트렌딩(직접대출) 부문 공동대표(사진)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1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스포츠 구단들이 대체투자 분야에서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경기가 중단되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경기장 입장권 매출과 방송 중계권 수입이 끊긴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 구단들은 그동안 주로 해온 은행 대출마저 막히기 시작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쉽지 않았다. 기존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투자보다 낮은 가격으로 새 투자자를 끌어오는 데 반발했기 때문이다. 아레스는 이 같은 대출과 지분 투자 중간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아레스의 다이렉트렌딩 부문은 선순위·후순위 대출 등의 투자 구조를 설계해 스포츠구단에 투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엔 3억5000만달러의 선순위 담보 대출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은행 차입을 상환하고 만기를 늘렸다. 시나벨 공동대표는 “구단의 기업가치가 최소 15억달러로 평가돼 중장기로도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AT마드리드엔 약 2억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형식으로 투자했다. 위험성은 다소 높지만, 기대 수익률이 높고 유사시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레스가 이 같은 방식으로 투자한 프로구단은 총 11곳에 이른다. 축구, 야구 등 전통 인기 종목뿐 아니라 UFC 같은 이종격투기, 하키리그 및 럭비리그 등 팀도 다양하다. 아레스의 다이렉트렌딩 분야는 2004년 꾸려져 현재까지 총 835억달러를 투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