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쓰고 한복 입고…英여왕 알현한 김건 주영대사

입력 2021-10-27 18:10
수정 2021-11-10 00:31

김건 주영대사가 26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신임장을 전달했다. 김 대사 부부는 한복을 입은 차림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김 대사 부부는 이날 영국 켄싱턴공원 근처 관저에서 덮개가 없는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이동해 엘리자베스 2세에게 화상으로 신임장을 전달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윈저성에서 김 대사를 맞았다. 김 대사는 짙푸른 색의 도포를 입고 갓을 썼으며, 부인도 함께 한복 차림으로 엘리자베스 2세를 만났다. 김 대사는 최근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킹덤’에서 갓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특별히 의상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여왕이 한국을 방문해 안동을 찾았던 일과 여왕 생일에 맞춰 전달되는 안동사과에 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여왕이 기후변화 대응에 관해 강조하고 한국의 상황을 궁금해 했으며, 한·영 양국 관계 강화 필요성에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20일 런던 시내 한 병원에서 하루 입원했다. 올해 95세로 고령인 여왕이 퇴원한 뒤 공개한 첫 외부 활동이란 점에서 영국 현지 언론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여왕이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을 쓴 김 대사를 화상으로 만났으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김 대사는 “신임장 제정을 계기로 글로벌 코리아가 영국과 외교, 경제 등에서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