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신사업 육성 효과"

입력 2021-10-27 17:41
수정 2021-10-28 01:36

포항 호미반도 일대를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하면 포항 지역 해양 신사업 육성, 성장동력 활성화 효과가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지역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27일 열린 ‘2021 포항시 해양관광산업포럼’ 두 번째 세션에선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과 해양환경 보전’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이 다뤄졌다. 좌장을 맡은 이광남 한국해양정책학회 해양수산정책연구소장은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사업은 해양 생태관광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라며 “세계적 해양 생태문화 체험과 해양힐링 거점 육성이라는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사업은 해양수산부, 경상북도, 포항시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구룡포읍 △동해면 △장기면 △호미곶면 등 호미반도 일대를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 소장은 “해양의 자연 상태를 있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해양생태관광 활성화, 생태 네트워크 구현, 문화시설 확충 등을 추진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주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생태계를 복원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생태연계관광’은 세계적으로 전체 관광시장 대비 성장률이 세 배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국도 국가해양정원에 대한 인식 전환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생태연계관광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예로 독일을 꼽았다. 그는 “인구 2000여 명이 사는 독일의 작은 섬 ‘랑어욱’은 갯벌 복원과 보전으로 생태관광을 활성화했다”며 “이후 매년 방문객이 10만 명 이상 다녀가면서 독일 북부에서 가장 부유한 섬이 됐다”고 소개했다.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등 3개국이 공동 협력해 갯벌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와덴해’는 연간 방문객이 최대 8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덴해는 해양생태관광으로 수입을 늘리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뒀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안은 해양, 섬 등 생태와 역사·문화 자산이 풍부하다”며 “자연 상태 그대로 두는 ‘절대적 보전’보다 체계적 관리와 현명한 활용에 초점을 맞춘 보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되는 곳은 총 30개소다. 면적으로는 178만4362㎢에 달한다.

호미반도 국가해양공원에 드는 사업비는 국비 700억원, 지방비 300억원 등 총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구성 해양환경공단 해양보호구역처 차장은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은 해양생태자원과 주변 관광지구 및 지역 고유의 문화를 연계한 지역 상생 발전전략을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