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튜브 꽂아 산소 공급…응급환자 '골든타임' 지킴이

입력 2021-10-27 17:40
수정 2021-10-28 01:04

“코로나19 때문에 입에서 입으로 하는 인공호흡이 쉽지 않잖아요. 산소만 제때 공급해도 수만 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코찌(Cojji·사진)’를 개발했습니다.”

제6회 육군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육군참모총장상, 상금 500만원)을 거머쥔 강희승·김지훈 육군 대위는 일반인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산소 공급 장치 코찌를 제작했다.

강희승 대위는 “코로나19 탓에 심장 정지 시 생존율이 70%로 급락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며 “뇌에 5~10분 이상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 사멸이 시작되기 때문에 뇌사나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선 재빠른 산소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찌 사용법은 간단하다. 키트를 열고 라텍스 재질로 된 두 개의 튜브를 코에 삽입한 뒤 산소통을 연결하면 된다. 의료인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응급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제작했다고 강 대위는 설명했다.

사용할 수 있는 장소도 다양하다. 군부대의 전방초소(GOP)나 섬·산골 등 119 대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의료 취약 지역은 물론 도심과 다중이용시설, 건설현장·화학실험실 같은 고위험 시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강 대위는 “전국에 약 3만 개의 심장 제세동기가 설치돼 있는데 코찌를 그 옆에 비치하는 게 목표”라며 “1세대(모델)는 손쉽게 공기를 주입하는 데 치중했다면 2·3세대(모델)는 바이오 센서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개개인의 폐에 맞춰 산소 공급량을 자동 조절하는 장치를 장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코와 닿는 부위를 개선한 튜브 모양 등을 연구 중이며,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김 대위는 “지방자치단체, 병원들과 시범사업·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등급 의료기기(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기기) 인증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강 대위와 김 대위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이다. 모두 “(외상 전문가인)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존경한다”고 했다. 현재 강 대위는 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군의관이며, 김 대위는 국군의무사령부에서 복무 중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