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7일 16: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은 지난 20년 동안 시장 상황이 가장 어려웠을 때도 좋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CLO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겁니다."
필립 다리보프 바이브런트 캐피탈 파트너스 회장(사진)은 27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ASK 2021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CLO 시장을 전망하며 이렇게 말했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 채권을 모아서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다리보프 회장과 함께 연사로 등장한 볼칸 커터스 바이브런트 캐피탈 파트너스 CIO는 "CLO에는 20~25개의 다양한 업종 담겨있고 변동 금리 기반으로 고정금리자산 대비 신용 위험 노출이 덜하다"며 "분산화된 포트폴리오 구성과 후순위 신용보강, 분기별 배당 등으로 추가적인 스프레드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AA, A 등급 회사채의 경우 80bp인데 CLO AA, A 등급은 200bp로 스프레드 포인트가 높다"며 "미국 최고등급인 신디케이트론 대비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CLO의 높은 배당율도 장점으로 제시했다. 커터스 CIO는 "지난 14년 동안 CLO에 투자해오고있는데 배당이 15~20% 수준으로 수익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는 차별점이 있다"며 "CLO 에쿼티에 투자하게되면 다양한 신용 사이클을 관통해 운영할 수있고 다른 자산과 상관 관계가 낮아 초기 5~6년 동안 투자금 대비 15%를 회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종 구간인 6~7년 차에는 원금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투자금의 3분의 2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며 "현금흐름면에서 사모펀드(PEF) 투자에 보완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CLO의 투자 성과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커터스 CIO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많은 투자자들이 원금손실을 경험했는데 AA, AAA 등급의 양질의 CLO에 투자한 사람은 원금에 어떤 손해도 없었다"고 했다.
다리보프 회장은 금융시장에서 CLO의 역사가 짧지만 일관되게 성장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CLO의 역사가 20년 밖에 안됐지만 현재 총 대출잔액 60% 점하고 있으며 꽤 안정적인 자산군으로 자리잡았다"며 "금융위기 이후에는 신용평가사들이 CLO 구조를 재평가해 안전망까지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전 CLO 1.0 세대에서는 고금리 대출을 담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5% 상한선이 생겼다. 다리보프 회장은 "CLO를 CDO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선순위담보부 회사 대출만을 담는 CLO와 달리 다양한 대출을 포함한 CDO의 성과가 좋지 않다"며 "CLO는 신디케이트론이 포트폴리오의 주요 구성 요소인데 이 론은 부도율이 높지 않고 회수율이 높아 손실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이브런트캐피탈은 CLO에 투자할 때 경영진에 대해 면밀히 평가하고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LO에는 20~30여개의 산업이 관여돼있기 때문에 해당 포트폴리오에 내재된 리스크와 수익률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게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리보프 회장은 "CLO의 현금흐름 구조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고도의 분석력을 요구한다"며 "현금흐름 모델링에는 중요한 법적 문서 등의 요소를 결합해서 신중하게 CLO 투자와 매도를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리한 비라니 바이브런트캐피탈 CEO는 "최근 들어 미국 공적연기금 등이 CLO를 채권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면서 CL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0년 초기 CLO 시장은 1000억원 규모였지만 현재는 글로벌하게 1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신용시장 변동성, 원자재 위기 등을 거치며 CLO는 주요한 핵심 자산 배분 요소로 자리매김했고 다양한 리스크 속에서 더 높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