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정점(피크아웃) 우려에 지난달 말부터 가파른 조정을 받은 SK하이닉스가 실적 발표 전후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27일 오전 11시43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000원(0.98%) 오른 1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에도 SK하이닉스는 1.52% 상승해 10만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5일 10만원선이 무너진 뒤 15거래일만이다.
SK하이닉스는 10만3000원으로 지난달 거래를 마친 뒤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9만1500원까지 빠졌다. 이튿날인 지난 14일도 장 초반에는 9만원선이 위협받기도 했지만, 이후 반등세를 탔다.
전일부터의 상승세는 호실적의 영향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1조8053억원, 영업이익 4조171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와 220% 증가한 성격이다. 특히 낸드플래시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게 주목할 만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으로 낸드 부문의 흑자도 가능하다”며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 이후에는 데이터센터 향 SSD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렸다.
NH투자증권 외에도 전일 실적 발표 이후 대신증권(12만원→13만5000원), 유진투자증권(12만원→12만5000원), 하이투자증권(12만원→12만5000원), 상상인증권(11만5000원→12만7000원)도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가 최근 디램, 낸드 양 부문에서 뛰어난 원가 절감 능력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다”며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대신증권은 지난 25일 목표주가를 내린지 이틀만에 다시 올렸다. 당시에는 기존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내렸다. 이 증권사의 이수빈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부품 공급 부족 완화에 따른 펜트업 수요 발생 및 디램 공급사의 제한적인 공급량으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KTB투자증권(15만5000원→14만원), 미래에셋증권(13만5000원→11만8000원), 메리츠증권(16만원→14만5000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내렸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펀더멘털 개선은 여전히 유효하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전방 산업의 세트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 전력난으로 세트 생산도 차질이 발생했다”며 “실제 최근 PC와 스마트폰 업계는 내년 사업계획을 축소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