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까지 합병해 블록체인 '올인'한 게임사…이유는?

입력 2021-10-26 09:40
수정 2021-10-26 09:41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흡수 합병해 몸집을 키운 게임사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사진)가 자체 플랫폼 '위믹스'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및 기축통화로 키우는 등 블록체인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장 대표는 전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처음 시작한 그날 얘기했던 꿈이 눈앞의 비전으로 다가왔다"며 "위믹스는 글로벌 게이밍 블록체인이자 게임의 기축통화(Key Currency)가 될 기회를 맞고 있다. 웰메이드 게임 '미르4'가 준비된 블록체인을 만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콘텐츠 회사였던 위메이드가 플랫폼 회사로 도약을 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하지 않거나 잘 하지 못했던 일을 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사적 역량을 모아야 하고 외부의 좋은 인재를 모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메이트트리 합병을 결정한 이유도 설명했다. '미르4'를 비롯해 모든 게임이 'Play to Earn'(게임 플레이로 수익, P2E)으로 변환되는 오픈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블록체인 위믹스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미르4 글로벌 버전이 흥행하면서 P2E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은 170여개국에 12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DRACO)'와 '대체불가토큰(NFT)'을 구현했다.

특히 미르4 글로벌 버전의 서버 수는 정식 출시 두 달도 지나지 않아 136개를 돌파했고 최근 동시접속자 수 8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와 현금화가 가능한 위믹스 코인의 연결고리를 구축한 게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장 대표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의 창이 얼마나 오래 열려 있을지 알 수 없다. 우리가 한가롭게 대처할 정도로 계속 열려 있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면서 "조만간 닫힐 것이라 보고 대응하는 게 현명한 자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 말까지 100개 게임을 위믹스 블록체인에 올리고, 100개 게임이 위믹스를 기축통화 삼아 각각의 게임 코인과 NFT를 발행하겠다"며 "통합 게임 코인 거래소와 NFT 거래소에서 거래가 된다면 내후년부터는 개발자 누구든 우리가 제공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활용해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셈"이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조직의 틀을 만드는 것이 이번 위메이드와 위메이드트리의 합병이다. 이제 위메이드 전사적으로 블록체임 게임과 플랫폼에 집중하겠다"고 거듭 역설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