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가 운행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기 위해 테슬라 차량 10만 대를 주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허츠가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위해 지급하는 금액은 42억달러(약 5조원)에 달하며 전기차 단일 구매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는 “렌터카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차량 구매 계약을 맺을 때 자동차 회사들에 큰 할인을 요구한다”며 “허츠의 계약 금액으로 볼 때 거의 정가에 가까운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허츠가 구매한 테슬라 차량들은 앞으로 14개월에 걸쳐 인도될 예정이다. 다음달 초부터 미국과 유럽의 일부 허츠 영업점에서 테슬라의 모델3 차량을 대여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전기차를 빌린 소비자들은 테슬라의 충전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허츠 또한 자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허츠는 세계 50만 대에 이르는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기차 구매는 허츠가 지난 6월 구조조정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추진한 대규모 계약”이라며 “허츠의 새 주인인 나이트헤드캐피털매니지먼트 등이 변화 속도가 느린 소수 대형 기업들이 지배하는 렌터카산업을 뒤흔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허츠는 지난해 6월 코로나19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 1년 만인 올해 6월 30일 새 주인을 맞이하며 구조조정에서 벗어났고, 재상장도 추진 중이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허츠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장외 주식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있는 허츠는 SEC 심사를 통과하는 대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