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기지사' 벌써 하마평…與·野 거물급 물밑경쟁

입력 2021-10-25 17:38
수정 2021-10-26 01:3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사퇴로 공석이 된 차기 경기지사 자리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를 통틀어 거론되는 후보만 최소 25명에 달한다. 경기지사는 그동안 ‘대선주자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이 후보가 여당 대선후보가 되면서 정치적 비중이 커졌다. 게다가 경기도는 인구 1380만 명의 최대 광역지방자치단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거물급 후보들이 등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2018년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 때 이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도전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이 후보의 사퇴 직전 경기지사 권한대행을 맡는 행정1부시장에 오병권 행안부 지방재정정책관이 새로 선임된 것을 두고, 경기지사 출마를 위한 전 장관의 사전정지 작업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양 지역 재선의원 출신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이 지사직에 도전하려면 공직선거법상 내년 3월 3일 전까지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현역 의원 중에선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을 지낸 5선 조정식 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김태년 의원, 안민석·박정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종걸 전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기지사 후보 경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후보 사퇴로 사실상 예비경선 체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에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도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역 의원으로는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유의동(평택을), 김은혜(성남분당갑) 의원이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전직 의원들의 도전장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안양을 지역구로 뒀던 심재철 전 의원(5선)도 경기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전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캠프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정의당에선 고양 출신인 박원석 사무총장, 대선 경선에 나선 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신당 창당을 선언한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지사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충청 출신이지만, 2015년부터 3년간 경기 수원 아주대 총장을 지냈다.

이 후보 사퇴로 경기 지사의 잔여 임기는 7개월이다.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이므로 보궐선거 없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차기 지사가 선출된다.

조미현/이동훈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