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감기' 질염…여성청결제 vs 질세정제 뭐가 다를까 [건강!톡]

입력 2021-10-25 17:13
수정 2021-10-25 17:14


여성의 감기라 불릴 만큼 여성의 60~70%가 흔하게 걸리는 질병인 질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약해진 면역력 때문에 여성들이 가장 고생하는 질병 중 하나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만 발생하는 질병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질염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재발할 우려가 높은 여성 대표 질환 가운데 하나다.

질염 증상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신호가 질 분비물의 변화이다. 질 내 분비물은 보통 호르몬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인데 정상적인 경우 분비물은 투명하거나 냄새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질염의 경우 평소와 다르게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거나, 색깔의 변화, 악취, 가려움, 발진, 화끈거림, 배뇨 시 통증 등과 같은 증상들이 느껴질 수 있다.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한다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질염의 원인으로는 박테리아에 의한 세균성 질염, 곰팡이 균에 의해 발생하는 칸디다성 질염,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트리코모나스 질염, 바이러스성 질염, 비감염성 질염, 위축성 질염 등이 있다. 전체 질염의 4~50%를 차지하는 세균성 질염은 보통 질 내의 생태계가 깨질 때 나타날 수 있는데 질내 유익균인 ‘젖산균’의 수가 감소하고 다른 유해균이 증가할 때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항생제, 경구 피임약,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 등에 의해서도 질 내 환경이 영향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질염’ 역시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성유산균, 정말 질 건강에 도움될까?

전문가들은 ‘여성 유산균’으로 잘 알려진 질 유산균의 꾸준한 섭취로 질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인 균은 ‘락토바실러스 (Lactobacillus)’이다. 락토바실러스는 건강한 여성의 질 내에 많이 서식하고, 젖산을 분비해서 질 내 산도를 유지하여 유해균의 증식을 막아 세균성 질염, 외음부 칸디다증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질염을 예방할 수 있다. 질 유산균에 특허 균주로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Lactobacillus rhamnosus) GR-1’,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 RC-14’, 락토바실러스 퍼멘툼(Lactobacillus fermentum) MG901,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Lactobacillus plantarum) MG989 등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성 유산균을 고를 때 가능한 ‘보장균수’가 최대한 많은 유산균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보장 균수란 유통기간 내 유산균이 얼마만큼 살아있는지 보장할 수 있는 균의 수를 말한다. 보장균수를 고려했다면 유산균이 위산과 담즙산에 영향받지 않고 장까지 살아서 잘 정착할 수 있는 ‘안정성’이 보장된 제품인지 ‘코팅공법’들을 꼼꼼히 살펴보자.

질염을 예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평소에 질을 청결히 관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청결제와 질세정제는 어떤 점에 차이가 있을까.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여성청결제’는 질 외음부만을 세척하는 용도다. 간혹 여성청결제를 질 세정제로 오인하여 질 내부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약국에서 쉽게 구매 가능한 ‘질 세정제’의 경우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 희석해서 사용 가능한 질 세정제는 질 내부와 외부를 소독하고 균을 없앨 수 있어서 질염 예방에 도움 될 수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질 세정제는 ‘약’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염 예방의 근본적인 노력은 생활습관 개선에 있다. 질염은 면역력 저하와 영양 상태 불균형으로 재발할 우려가 높은 질병이므로 평소 무리한 다이어트 및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지양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 꽉 조이는 옷 피하기, 용변을 본 후 질에서 항문 방향으로 닦기 등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질염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또한 질염의 증상이 있는 경우엔 빨리 병원에 방문해 원인균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디어라운드 아임코치의 대표 약사 유상준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