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간 중국에 밀려…" 유승민, e스포츠 진흥 강조

입력 2021-10-25 14:10
수정 2021-10-25 14:11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25일 국내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e스포츠 종사자 처우개선 및 산업진흥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뒤 "이대로는 제2의 페이커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이 언급한 페이커(이상혁)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선수의 닉네임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던 이윤열, 배틀그라운드 국가대표 '피오' 차승훈 선수 등을 비롯한 e스포츠 관계자들과 만나 업계 향방에 대해 논의했다.

유 전 의원은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한 번이라도 세계 대회 중계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동안 e스포츠 종사자들의 활약은 세계 속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왔다"며 "이분들 덕분에 우리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도 많고 한국을 직접 찾는 분들도 많다. e스포츠 최강국 자리를 유지하려면 그 이면의 명암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관계자들께서 말씀해주신 현실을 들어 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연봉 2000만 원 미만 선수가 36.4%, 감독·코치 등 스태프 중 계약직 비율은 84.5%, 4대 보험 미가입 비율은 무려 73.1%에 달한다"며 "대기업을 스폰서로 둔 구단도 수십억 원 손실을 기록하며 해체 직전이다. 해외로 떠나는 선수와 코치진도 점차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e스포츠에 대한 인식 문제, 프로게이머들의 짧은 선수 생활 이후 일자리와 인생 설계 문제 등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이대로라면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 최강국 지위를 내주고 말 것이고, 관련 산업의 진흥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지원에 힘입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주요 스포츠들처럼 e스포츠 또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그 계기가 돼야 한다"며 "저는 비인기 운동 종목에 주어지던 세제지원 혜택을 e스포츠로 확대해 지원하고 제2, 제3의 페이커가 나올 수 있도록 선수와 코치진의 처우 개선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스포츠의 종주국답게 전 세계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계적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페이커 선수의 말처럼 매일 하루에 10시간 이상 손가락이 휠 정도로 훈련하는 그들에게 우리가 든든한 응원군이 돼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