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골프 역사에 한국 선수들이 다시 한번 큰 족적을 남겼다. 24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26)이 우승해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1988년 구옥희가 한국인 최초로 LPGA투어를 제패한 지 33년, 2012년 유소연이 한국 선수 통산 100승을 기록한 지 9년 만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총 1572승을 거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국가가 됐다.
LPGA투어 통산 200승은 총 48명의 선수가 만들어낸 역사다. 한국 여자골프 1세대인 구옥희가 LPGA투어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가 된 것은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였다. 이후 박세리가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본격적으로 높였다. 1998년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과 US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투어 통산 25승을 올렸다. LPGA투어 전체로는 역대 23번째로 많은 우승을 거둔 선수다.
이런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골프에 뛰어든 ‘박세리 키즈’들이 대기록을 이어받았다. 박인비(33)가 2008년 US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기아클래식까지 총 21승을 쌓아올렸고, 김세영(28)이 12승, 신지애(33)는 11승을 보탰다. 고진영은 이날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투어 통산 11승, 한국인 통산 197~200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 시즌에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선수는 박인비다. 그는 2013년 한 해에만 6승을 올리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2010년대는 한국 여자골퍼들이 미국 무대를 평정한 시기였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103승을 쌓아올렸다. 특히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는 매년 15승을 거두며 LPGA투어에 태극 물결을 일으켰다. 2020년 이후 현재까지는 총 14승을 달성했다.
비회원인 국내 선수가 LPGA투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경우도 많이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아림을 비롯해 신지애, 김효주 등 18명이 비회원으로서 L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200승의 주역 고진영 역시 2017년 인천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미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