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보다 플라스틱 배출 온실가스가 더 심각"

입력 2021-10-22 09:54
수정 2021-10-22 10:05

플라스틱 때문에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 대응에 난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년 안에 석탄 화력발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능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환경단체 비욘드 플라스틱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플라스틱 제조업과 온실가스 배출 실태를 조사해 보고서 '새로운 석탄'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2020년 현재 미국 플라스틱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최소 2억3200만t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석유나 천연가스의 시추부터 제조시설에 대한 공급, 폐기물 소각까지 제품 생애주기 전체를 따져 산출한 수치다. 보고서는 이 같은 배출량이 평균적인 500㎿(메가와트) 규모 석탄 화력발전소 116곳이 뿜어내는 평균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2019년 이후 42여곳의 플라스틱 공장이 새로 가동에 들어가거나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시설이 완전 가동되면 배출량은 5500만t으로 평균 규모 석탄 화력발전소 27곳을 추가한 것과 맞먹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미국 플라스틱 산업이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수준이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을 뛰어넘는 길로 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욘드 플라스틱의 주디스 엔크 대표는 "배출 규모가 충격적"이라며 "정부나 업계에서 이걸 얘기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 그에 못지않은 우려"라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틱 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 추세대로 늘면 석탄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얻는 편익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