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고 한날 밤,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두환 관련 발언을 사과하라는 정치권 요구에 대한 조롱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애완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토리야 인도사과다"등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공교롭게 이날은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과 쿠테타빼고는 정치를 잘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실상 사과의 뜻을 밝힌 날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외에도 '사과'사진을 연달아 올렸다. 자신의 어린시절 사진을 올리며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과 함께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는 글도 올렸다.
이 사과 사진들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사진을 후보 본인이 올렸는지 윤 캠프 SNS 관리자가 올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지만, 결과적으로 '전두환 발언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는 글을 올렸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과는 개나 주라는 윤석열 후보, 국민 조롱을 멈춰라"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 말한 그날 심야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측 여명 대변인도 "이틀간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한 국민 중에는 분명 윤 후보가 빨리 실수를 바로잡길 원하는 지지자도 있었을 것인데, 윤 후보는 그런 국민과 당원 모두를 우롱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측 신보라 수석대변인도 "몇번에 걸쳐 말을 바꿔가며 해명에 급급해하다 국민께 사과를 한 게 그리고 찝찝했던 것이냐"며 "사과를 개에 건네는 사진이 걸린 시간 동안 국민이 느꼈을 깊은 절망감을 생각해보라"고 비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