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빅톤 허찬, 임세준, 정수빈의 청춘 기록

입력 2021-10-22 14:43


[박찬 기자] 한줄기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흘러 깊은 바다 저편으로 나아 가듯, 빅톤의 허찬, 임세준, 정수빈은 스스로, 그리고 다 함께 걸어 나가는 방법을 안다. 그들의 익숙함을 채운 초심과 자부심에 대하여.

“우리 7명 모두 배움에 끝이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되새기곤 해요. 좋은 음악과 좋은 행동, 더 나아가 삶의 에너지를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16년 ‘Voice To New World’로 데뷔해 지금껏 강렬한 행보를 보여준 빅톤(VICTON). 5주년이라는 극적인 분기점이 어느새 그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성장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각각 너무나 다른 세 멤버 허찬, 임세준, 정수빈은 그 시간 그 약속을 함께 마주했다. 그렇게 고대하던 정규 앨범 1집 ‘VOICE: The future is now‘의 발매, 리더 한승우의 입대로 인한 잠깐 동안의 이별 등 수많은 나날을 함께하며 그동안의 초심은 쌓였고, 빅톤으로서의 자부심은 깊숙이 새겨졌다.

Q. 이 멤버 구성으로는 처음으로 화보 촬영해본 것 같아서 신선한 느낌이었다

허찬: 새로운 유닛 멤버로 촬영에 임해서인지 기분이 남달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물이 잘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

임세준: 화보 촬영하는 순간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다른 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서 더욱더 재밌었다.

정수빈: 일정이 처음 잡혔을 때 이 멤버 조합으로 촬영에 임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했는데 새로운 분위기의 사진들이 나온 것 같아서 감사하다(웃음).

Q. 첫 정규 앨범 ‘VOICE : The future is now’을 보고 빅톤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했다는 이들이 많더라. 그만큼 곡 작업에 멤버들 모두 힘을 쏟은 게 느껴졌다

허찬: 앨범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Eyes on you’, ‘Utopia’, ‘Where is Love?’처럼 솔로 곡에 참여한 멤버들도 있고, ‘Carry On’처럼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한 곡도 있다. 음악에 대한 애틋함이 커져 지금의 결과물을 완성했다.

임세준: 정규 앨범이라고 생각하면 되게 중요한 의미지 않나. 빅톤이 내는 첫 정규 앨범인 만큼 준비 기간도 길었고, 그만큼 곡의 퍼포먼스나 음악적인 색깔에 있어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이 컸다. 멤버들 모두 더 좋은 방향성을 찾고자 스스로 노력했다.

정수빈: 물론 빅톤의 정규 앨범이긴 하지만 우리만의 힘으로 만든 결과물은 아니다. 제작에 힘써준 분들과 양 방향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힘썼으며, 작곡과 작사에 기회가 주어진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꾸준히 노력했다.

Q. 사실 주어진 곡대로 노래하고 활동하는 팀이 많지 않나. 이번엔 어떤 계기로 멤버들이 곡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허찬: 회사에서 빅톤의 색다른 얼굴, 이와 더불어 멤버들 개개인의 창의성을 키우는 데에 초점 맞춰주신 것 같다. A&R 팀에서 송 캠프를 통해 큰 도움을 주신 것처럼 정규 앨범 제작 활동을 위해 많은 분들이 방안을 마련해주셨다.

Q. 그중 허찬의 솔로곡 ‘Eyes on you’, 임세준의 솔로곡 ‘Utopia’은 내재돼 있던 감성을 아티스트로서 자유롭게 펼쳤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처음 솔로곡을 부여받을 때 기분은 어땠나

허찬: 사실 ‘Eyes on you’는 앨범에 실리기 전 콘서트에서 선공개 되었던 곡이다. 공연장에서 무다가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기 위해 만들었던 곡인데 정규 앨범 곡으로 실린다고 하더라.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곡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 특히 기뻤던 것 같다.

임세준: 이제 와서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나를 위한 솔로 곡이 만들어질 줄은 몰랐다. 정규 앨범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여러 프로듀서분들과 미팅을 했는데, 그때부터 음악적인 갈증이 나타나고 솔로 곡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거다. 곡을 제작하는 것에 있어서 프로듀서분들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몇 번이고 찾아갔다(웃음). 기대하지 않았던 곡임에도 앨범에 실리게 되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Q. 전반적으로 멤버 대부분이 프로듀싱과 곡 작업에서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서로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 편인가

허찬: 음악적인 색깔에 대해서 따로 공유하진 않지만 각자의 음악적 취향에 대해서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좋은 음악을 발견하면 서로에게 추천도 해주고.

Q. 그러면 요즘 각자 빠진 장르나 아티스트가 있는지

정수빈: 원래 R&B를 좋아했지만 최근 들어서 재즈 음악도 즐겨 듣고 있다.

임세준: 개인적으로 요즘 같은 때엔 이하이 님의 곡 ‘그 한마디’를 자주 즐겨 듣는다. 공기가 조금씩 차가워질 때마다 이 곡이 가장 먼저 생각나더라. 봄, 여름에는 생각이 안 나다가 지금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곧바로 생각난다.

허찬: 최근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Red Eye(feat. TroyBoi)’에 빠졌다. 짜여진 코드 구성 중 어느 순간 불협화음이 나타나는데 그 부분이 왠지 모르게 내 마음에 꽂힌다.

Q. 빅톤이라는 팀을 보면 성장에 대한 욕심이 느껴진다. 각자의 성장 목표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정수빈: 우리 7명 모두 ‘배움에는 끝이 없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새기곤 한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장은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너무나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은 음악과 좋은 행동, 그리고 더 나아가 삶의 에너지를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허찬: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팬분들을 자주 뵙지 못하는 상황이지 않나. 팬분들이 지치지 않고 기다려주시는 것에 대해 물론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마음속에 불안감으로 남을 때가 있다. 팬분들은 아낌없이 사랑을 주시는데 정작 우리는 죄송스럽게도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이 다소 한정되어 있다. 지금의 목표가 있다면 최우선으로 팬분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그룹이 되는 것이다. 데뷔 초반에는 꼭 성공해야겠다는 목표가 마음을 지배했다면, 이젠 팬분들과 행복하게 지내면서 차근차근 걸어가고 싶다는 목표가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Q. 멤버 한승우가 입대한 이후 완전체 구성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멤버들끼리도 빈자리를 느낄 때가 있는지

정수빈: 승우 형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 중 한 명만 빠지더라도 그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진다. 7명이 ‘빅톤’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기에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티가 나고, 불안해진다. 그래서 승우 형이 잠시 떠난 지금, 우리들끼리라도 이 빈자리를 잘 메꾸어야 한다. 그 이후엔 언제든 또다시 모일 수 있는 거고.

허찬: 승우 형의 짐이 아직 숙소에 남아 있다. 형의 신발을 보면 약간 공허하고 쓸쓸한 감정이 든다. 무대 위보다 이럴 때 유독 빈 자리가 많이 느껴진다.

Q. 숙소에 있는 한승우의 짐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건가

허찬: 물론이다. 우리는 개인적인 물건에는 ‘Don't Touch’다(웃음).

임세준: 먼지 안 쌓이게 박스 포장까지 잘해놓고 그 자리 그대로 놔두고 있다(웃음).

Q. 한승우를 제외하고 모두 한 숙소에서 살고 있지 않나. 7명이 다 같이 모여 있기 쉽지 않겠다

허찬: 확실히 신인 때는 단체 스케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함께 이동하는 일이 많았는데, 연차가 쌓이면서 각자의 파트가 나뉘더라. 집에 있으면 자주 보게 되는데 개인 스케줄이 생기게 될 경우엔 모이기 쉽지 않다. 신인 때는 그런 부분을 이해 못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어진다.

Q. 다 함께 모여있을 때가 그리워지는 순간은 없나

허찬: 밥 먹을 때. 북적북적 대화하면서 식사했던 게 참 좋았는데 이제는 그러기 쉽지 않다. 가끔 치킨 혼자 먹으면서 공허할 때도 있고.

Q. 밥 먹으면서 가장 말 많은 멤버는 누구인가

허찬: 아무래도 나인 것 같다(웃음).

Q. 어느새 데뷔 5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감동하거나 기쁨을 느낀 순간을 꼽자면

정수빈: 사실 이건 처음 말하는 사실이지만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런 감정을 겪는다. 최근에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공연 활동이 적어지지 않았나. 그래서 이젠 공연하는 모습만 봐도 울컥하게 된다. 최근 승식이 형의 뮤지컬 ‘사랑했어요’를 보러 간 적이 있다. 내가 직접 무대에 오르는 것도 아닌데 그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게 되더라. 공연에 대한 갈증이 커진 만큼 매 무대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임세준: 기쁘거나 감동받는 순간은 오늘도 있었다. 화보 촬영 중간 중간에 데뷔 5주년을 맞아 팬분들에게 손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 느끼게 됐다. 편지를 쓸 때는 내가 쓴 내용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되지 않나. 여태껏 난 팬들에게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았고, 팬들은 그런 나를 아직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정리된 감정을 통해 나는 정말 운 좋은 사람이라는 걸 한껏 되새겼다.

허찬: 사실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이 꽤 길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무대에 서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팬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눈에 와닿는다. ‘많이 힘들었구나’라며 나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감동할 수밖에 없더라. 그럴 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봐 주는 건 멤버들과 팬분들밖에 없다는 걸 깨닫곤 한다.

정수빈



Q. 정수빈은 팀 내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모습이 있어서 놀랐다

“감사하다(웃음). 팬분들이 입덕 전과 입덕 후가 꽤나 다르다고 하시더라. 이번에 촬영한 EBS ‘하트가 빛나는 순간’ 감독님께서 ‘석진이는 볼 때마다 다른 사람 같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나를 귀엽다고 말해주실 때 ‘내게 그런 모습이 있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 진지하고 성숙한 모습에 놀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형들도 ‘귀엽지만 성숙한 막내’라며 칭찬해주기도 하고.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 모두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Q. 대중이 생각하는 정수빈&본인이 생각하는 정수빈의 이미지 중 다른 부분은

“최대한 거짓 없는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본업이 가수인 만큼 나 스스로의 이미지를 만들어갈 때가 있다. 행복한 얼굴만 보여드리고 싶지 아프거나 힘든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팬분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감사하게도 내가 힘든 모습을 비칠 때마다 팬분들께서 알아보고 격려해주시곤 하지만 최대한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

Q. 최근 EBS ‘하트가 빛나는 순간’에서 ‘차석진’ 역을 맡아 고등학생 연기를 선보였다. 청소년 드라마인 만큼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을 것 같은데

“팀에서는 막내 포지션이지만 교복을 벗은 지 벌써 3년가량 되지 않았나(웃음). 혹시라도 ‘요즘 고등학생들은 저런 식으로 대화 안 한다’라는 반응이 나올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주 쓰는 밈을 습득하고자 노력했다(웃음). 덧붙여서 교육 방송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배역 연기 자체에도 신중하게 임했고”

Q.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웹드라마 ‘썸타는 편의점’ 등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눈도장을 찍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가장 소화하기 어려웠던 신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사실 모든 신, 모든 연기가 어려웠다.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쉬운 신이란 절대 없다는 걸 느끼곤 한다. 설령 그게 대사가 없는 장면이더라도 쉽고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라는 건 시청자들에게 그 대본의 감정을 몸소 공감시키고 설득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한 실력이고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하는 만큼 항상 배운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출연했던 작품 중 본인의 성격과 가장 닮은 배역은

“아무래도 ‘하트가 빛나는 순간’ 속 ‘차석진’ 아닐까. 물론 100% 똑같진 않겠지만 실제의 나와 비슷한 모습이 많았다. 평소에 드는 생각이라든지 그런 것들 말이다. 물론 아까도 말했다시피 교육 방송 프로그램인 만큼 올바른 말투와 행동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의식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었다(웃음)”

Q. 격려나 다짐처럼 자기 자신에게 해주는 조언이 있다면

“사실 나 자신에게 당근보다는 채찍질을 주로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격려하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웃음). 요즘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공연 활동이 무척 더뎌지지 않았나. 그것 때문에 한동안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빅톤의 일원으로서, 한 명의 가수로서 이 시간을 감수하고 이겨내자는 마음이다. 그게 곧 나 자신에 대한 마인드 컨트롤이기도 하고(웃음)”

Q. 앞으로의 꿈과 목표

“빅톤으로서의 단체 활동을 못 보여드린 지 어느덧 10개월 정도가 흘렀다. 조심스럽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풀리면 팬분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사실 정규 앨범을 냈을 때도 팬분들 앞에서 공연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쉬운데, 기회가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무대 위에서 팬분들을 만나고 싶다. 개인 활동에 있어서는 연기적인 부분을 많이 보완하고, 솔로 곡을 새롭게 도전해볼 계획이다”

임세준



Q. ‘Howling’ 활동 당시 염색했던 푸른색 머리가 굉장히 화제였다. 밝은 헤어 스타일에 대해 부담감은 없는 편인가

“푸른색 머리는 내가 직접 정했다(웃음). 쿨 톤인 내 피부에 파란색을 입히면 어떤 느낌일까 싶어 이 색을 택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팬분들 반응이 정말 좋더라. 이 정도면 신의 한 수로 남지 않았나 싶다(웃음)”

Q. 그러면 머리카락 색에 대한 개개인의 의견은 어느 정도 반영되는 편인지

“물론이다. 앨범 준비 때마다 이번엔 어떤 색깔을 도전하게 될지 설레곤 한다”

Q. 방송 콘텐츠를 보면 에너지 넘치는 사람 같은데,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람 냄새’.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모든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문제 되지 않을 행동만 보여드리고자 매 순간 긴장을 놓지 않았는데, 한순간 내가 뭘 말하고자 했는지 생각이 잘 안 나더라. 그래서 요즘에는 한결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무게감은 내려놓고 말이다(웃음)”

Q. 최근 딩고뮤직의 웹드라마 ‘잡고 싶은 녀석들’에서 경찰 지망생으로 변신했다. 경찰이 되기 위해 현상 수배범을 추적한다는 내용이 흥미롭더라. 몸 쓰는 장면이 많았을 것 같다

“일단 촬영장에서 밤새 뛰긴 했다(웃음). 시골 농촌 단지를 몇 시간이나 뛰면서 촬영했다. 분명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작중 중요한 장면인 만큼 잘 완성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버텼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님들과 제작진분들도 고생했기 때문에 멋진 장면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Q. 그렇다면 이번 작품 활동을 통해 연기에 대한 갈망이 커진 부분이 있나

“연기 자체에 대한 갈망은 데뷔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조금씩 커지게 된 것 같다. 물론 ‘실력이 안 된다면 도전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 열정을 잃지 않고 정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번 ‘잡고 싶은 녀석들’에 임하게 된 배경도 정말 뜻밖의 순간이었다. 연기 공부에 한창이던 도중 배역을 얻는 기회가 생겼는데 연기자로서 나의 한계를 확인해보고 싶었고, 나만의 배역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촬영하면서 느끼게 된 건 아직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어느 정도 쌓여가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의 시작점을 새길 수 있었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제복 입은 배역에 대한 욕심이 있다. 예전부터 경찰관이나 소방관 역할을 맡아보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경찰은 아니지만 경찰 지망생이 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마음이었다(웃음)”

Q. 평소 흥미 있거나 동경하는 다른 분야의 일

“배우. 제2의 꿈으로서 정해놓은 길이다. 처음엔 가수가 되고 싶어서 포기할 것 포기하고 가수가 됐는데, 그다음 꿈이 없더라.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배우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다. 작품 속 인물에 대해 연구하고 관찰하는 일, 그것을 외면부터 내면까지 묘사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인상 깊었다. 제2의 삶이 있다면 그건 배우로서의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Q. 가수를 준비하면서 어떤 것을 포기했다고 느끼나

“사실 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가수를 준비하게 된 케이스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가수라는 길을 택했던 이유는 삶에 있어서 만족감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의 나는 꿈에 대한 열망과 목표를 무미건조하게 식히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Q. 오늘 촬영장에서 마주하니 소질이나 적성 자체가 엔터테이너더라. 꿈을 쫓은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

“나 또한 옳은 선택이라고 느낀다”

Q. 팀 내 멤버 정수빈도 연기 활동을 시작하고 있지 않나. 서로 연기 활동에 대한 조언을 나누곤 하는지

“물론이다. 수빈이랑은 룸메이트라서 주로 방에서 대화를 많이 한다. 촬영과 연기에 대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곤 한다. 각자의 좋은 파트너라고 해야 할까(웃음)”

Q. 요즘 나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를 꼽자면

“꿈, 신념, 목표. 이 3가지로 인해서 나 자신이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Q.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주어진 두 달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매년 1월 1일에 그 연도의 목표와 희망 사항을 노트에 적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해내고 싶은 그런 목표 말이다. 작년에 새겼던 목표가 팬분들과 만나는 것이었는데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남은 두 달 안에 그 기회가 주어진다면 팬들을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다. 그게 전부다”

Q. 앞으로의 꿈과 목표

“이번 공백기 동안 최대한 많은 공부를 하고 나 자신과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 연기에 대한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히고 자연스럽게 그 분야에 들어서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덧붙여서 빅톤의 임세준, 혹은 배우 임세준으로 팬분들에게 끊임없이 보답할 예정이다”

허찬



Q. 팀 내에서 높은 친화력을 인정받고 있지 않나. 그건 그만큼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그런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됐다. 평소 사람들 간의 관계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게 나의 강점인 듯하다. 친화력이라는 건 결국 내가 남을 끌어당길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Q. 팀 내 유일한 예고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학생 때는 어떤 아이였나

“춤추고 노는 걸 정말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고등학생 시절이 내겐 정말 후회 없이 즐거웠던 순간이다. 어느 특정한 사건을 꼽는다기보다는 시시콜콜하게 대화했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하루하루 쫓기는 삶이 아니지 않나.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자유롭게 놀았던 때가 그립다. 지금은 스케줄대로 짜여진 일상을 살다 보니 이런 시간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 같다”

Q. 메인 댄서임에도 불구하고 노래 실력이 굉장히 안정적이더라.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노래 실력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고 들었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노래 못하는 허찬이 전혀 상상 안 가는데

“연습생 시절부터 정말 노래 못하는 축에 속했다. 부족한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과거엔 노래 실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한순간에 그 마음이 바뀌게 됐다. 실력이 부족하면 멤버들과의 화합 속에서 홀로 동떨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나 스스로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자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 같다. 그 도전들 가운데 하나가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었고”

Q. 혼자서 무대에 선 적이 그리 많지 않을 텐데 당시 소감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사실 아침에 리허설할 때부터 굉장히 떨렸다. 무대 위에 혼자 나가서 평가받는 경험이 없다 보니 더 긴장된 것 같다. 새벽부터 리허설을 진행했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부담감이 느껴지더라. 근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까 너무 재밌는 거다. 노래로 인정받는 경험 자체가 처음인 만큼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2라운드에서 1표 차이로 졌던 것도 너무 아쉽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한층 더 성장했다고 믿는다”

Q. 과거 성대 결절에 걸린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이후로 음색이 바뀌게 된 건가

“고등학생 때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마음에 마구 내지른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성대결절이 발생해서 고생하게 된 거다. 원래 목소리는 미성에 가까웠지만 성대결절 수술 이후에 단번에 바뀌게 됐다. 그 이후로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가 갈라지곤 하는데 그 당시엔 단점이라고 느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가수를 꿈꾸던 시기에 성대결절을 겪으면 불안한 마음이 컸겠다

“너무 불안했다.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은 한정되어있지 않나. 당시의 나는 그 부분에 있어서 도태되어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Q. 목소리나 음색에 대해 들어본 기억에 남는 칭찬은

“예전엔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고 살았다. 맑은 목소리가 안 난다는 것에 대해 화나기도 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느껴지겠지만 바리톤 보이스에 허스키한 요소가 섞여 있다 보니 더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팬분들께서 이런 콤플렉스를 하나의 매력으로서 봐주신 것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지겹도록 싫었던 내 목소리를 180도 뒤집어서 매력으로 승화시켜준 건 다름 아닌 팬들이니까”

Q. 신체적인 콤플렉스를 딛고 데뷔했을 때의 그 기분은 남달랐을 텐데

“무척이나 기뻤지만 꿈은 결코 하나의 결과로 끝나지 않더라. 데뷔라는 꿈만을 버티고 지내왔는데 삶엔 여러 가지의 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의 꿈은 팬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심어주는 것, 더 나아가서 그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Q. 팀에서 노래 부를 때의 목소리가 부러웠던 멤버가 있나

“승우 형. 연습생 때 목소리가 튼튼한 비결이 무엇인지 자주 물어보곤 했다(웃음). 발성 자체가 좋다고 해야 할까. 목 상태가 안 좋을 때도 꾸준히 곡을 소화해내더라. 지금 내 발성이 향상된 데에는 승우 형 덕이 컸음을 느낀다”

Q. 한승우에 대한 애틋함이 보인다

“아무래도 소속사 연습생으로 가장 오래 붙어 있던 두 명이기 때문에 깊은 내용의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서로 격려도 많이 해주고”

Q. 앞으로의 꿈과 목표

“‘지켜봐 달라’ 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수든 연기든 모든 방면에서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에디터: 박찬포토그래퍼: 천유신의상: 리바이스, 밈더위드로브, 마하그리드, 이벳필드, 원허닛, THE GREATEST슈즈: 뉴발란스주얼리: 민휘아트주얼리, 마하그리드아이웨어: 포르쉐디자인스타일리스트: swey, 조정흠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차차 부원장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장정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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