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법인의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의 부동산 쇼핑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년간 법인이 전국적으로 매입한 주택은 4만6900건에 달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들에게 주택 양도 중과세율을 10%포인트 올리는 등 내용의 대책을 발표한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의 기대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오늘도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법인, 광주·부산서 공시가 1억원 미만 부동산 1300여가구 쓸어가
첫 번째 뉴스입니다. 정부가 법인의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법인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법인이 1년 간 전국적으로 매입한 주택이 4만6858건에 달했습니다. 부동산 매매업 또는 임대업을 하는 부동산 법인이 주택을 매수한 것은 3만6500건입니다. 특히 실거래가 1억5000만원, 공시가 1억원 내외 주택 매입 비중이 2만5612건으로 54.7%에 달했습니다.
주택을 많이 사들인 법인 상위 10곳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사들인 법인은 지난 1년간 1327가구를 샀습니다. 이 법인은 광주 308채·부산 296채·경기 233채·인천 207채 등 전국에 걸쳐 주택을 사들였다. 천 의원은 “부동산 법인이 규제의 틈새를 이용해 서민용 저가 주택에 대한 집중 투기를 한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양도세 중과에 부동산 매물 잠김 심화
정부의 7·10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대책은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들의 주택 양도 중과세율을 10%포인트 상향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정부 기대와는 반대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다주택자 매도량’ 자료를 보면 서울 다주택자 전체 주택 매도량은 7·10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6월 7886건에서 발표 이후인 7월 7140건으로 줄었고, 8월에는 3342건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대책 전후 주택 증여는 많이 늘었습니다. 증여량은 대책 전 1963건에서 대책 후 3151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세금을 내느니 물려주는 쪽은 택한 다주택자가 많았단 얘기입니다.
◆중소형이 대세, 올해 수도권 분양아파트 10가구 중 9가구 중소형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분양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100가구 가운데 95가구는 중소형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5일 분양물량 기준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임대 제외) 23만4737가구 가운데 전용 85㎡ 이하 가구 비중은 93.9%, 22만452가구에 달했습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중소형 주택 선호는 집값이 크게 오른 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전용 85㎡ 이하 구간 분양가구 비중은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95.2%, 92.7%로 모두 높았지만, 전용 60㎡ 이하 구간에서는 수도권이 44.0%로 지방 18.5%를 압도했습니다. 중소형 아파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가족 구성이 1~2인 가구 위주로 변한 데다, 대형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올랐기 때문입니다.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안 이달 말 발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안을 이달 말 발표합니다. 분양가상한제는 새 아파트를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택지 건축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해 해당 가격 이하로 분양하게 한 제도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민간 택지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양가를 정하는 과정에서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가산비 책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분양가를 심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분양가 인정 항목과 심사 방식을 모두 다르게 적용해서입니다. 다만 정부가 심사 기준을 정리하기로 했지만 전매 제한이나 실거주 의무 기간 등 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입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