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영재 키우는 부산 대광고, "아이디어 =돈"…연중 공모로 발견의 즐거움 줘

입력 2021-10-20 15:26
수정 2021-10-21 10:50

‘우리는 발명왕! 노벨상을 꿈꾼다!’

부산 대광고 교내외에 비치된 슬로건이다. 배동윤 대광고 교감(사진)은 “생활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특허로 실현시키는 교육을 통해 발명의 중요성을 조기에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발명영재 학급은 운영한 지 10년이 지났다. 2010년 부산교육청의 정식 인가를 받아 1·2학년 학생 15명씩을 가르치고 있다. 영재학급 학생들은 학교 수업 이외에 120시간의 발명 심화교육을 받는다. 배 교감은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연간 200시간 이상 특허교육을 제외하고, 방과 후와 방학을 활용해 추가 심화 교육을 한다”고 설명했다. 영재성 검사, 관찰 심사 등 엄격한 절차를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이런 촘촘한 과정 속에서 발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특허 출원 경험을 쌓는다.

지역 중학교와의 연계도 강화했다. 2019년부터 부산교육청 남부지청·서부지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1년 과정의 조기 발명 교육에 나섰다. 배 교감은 “VR콘텐츠과, 3D프린팅과 등 전공과 연계한 체험 과정을 병행해 학생들에게 발명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20년 전 시작된, 건별로 1000원을 지급하는 발명 아이디어 제안 제도는 배 교감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특허 교육이란 용어 자체가 낯설던 시절부터 ‘아이디어는 곧 돈이다’라는 기치 아래 제도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연중 수시로 발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우수작은 학기별로 시상하고, 학년 말 최우수 아이디어에 선정되면 변리사를 통해 특허 출원을 지원한다. 배 교감은 “시행 첫해 1등에게 3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고 현재도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되면 상품권 등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 양성에도 주력했다. 대광고는 35명의 교직원 중 26명이 특허청 발명교사인증을 취득했다. 발명 관련 수업교재를 교사 1인당 1권 이상 제작하도록 의무화해 ‘발명 교과 전문가’로 거듭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배 교감은 “교내 모든 환경과 교육 활동에 발명이 녹아들어 학생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