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일부 마스크 쓰기 규제를 완화했던 영국이 5만명에 육박하는 일일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너무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8703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 주간 평균은 4만4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한 영국 내에서 28일 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환자 수는 223명으로 최근 7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느슨해진 방역 대책 탓에 확진자 수가 증폭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7월부터 일부 마스크 쓰기 규제를 완화했다. 모임 인원제한도 사라진 상태다.
백신으로 확보한 면역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JM)에 따르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그 면역 효과가 약 6개월 이후 크게 약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환자들이 증상 모니터링 앱에 입력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영국에서 백신을 1차 이상 접종한 비율은 86.0%, 접종 완료율은 78.9%에 이른다. 그러나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해 더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그 효과가 미약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델타의 자손 변이' 바이러스가 확진자 증가세의 원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델타 플러스'로 불리는 이 변이는 최근 영국 내 신규 확진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의료인 단체인 국민보건서비스연합(NHS Conferderation)의 매슈 테일러 회장은 "지금은 벼랑 끝이다. 엄청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플랜B에 그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