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쿵쾅거려 죄송" 편지에…아래층 할아버지의 답장 '훈훈'

입력 2021-10-20 16:03
수정 2021-10-20 17:03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요즈음 이와 정반대되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일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기분 좋아 살짝 올려봐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한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작성자 A 씨는 "얼마 전 친정에서 첫 감을 수확하고 늘 아이가 쿵쾅거리고 주말마다 아이 친구들이 와도 한 번도 화내신 적 없는 아래층 할아버지에게 감사함을 전하고자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올해도 감사하다고 손편지와 감을 들고 아이 얼굴이라도 보여드릴 겸 문을 두드렸는데 집에 계시지 않았다"며 "문 앞에 살포시 놔두고 왔다"라고 했다.

A 씨는 편지에서 "아이가 한동안 아파 병원에 있다가 퇴원을 하고 주말마다 친구들이 놀러 와 쿵쾅거리고 시끄럽게 하는데도 2년간 한 번도 올라오시지 않으셨다"며 "오히려 '애들은 다 그런 거 아니겠냐'는 너무 인자하신 말씀에 감동하였다. 좋은 주민을 만나 씩씩하고 바르게 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할아버지에게 마음을 전했다.


이후 외출했다 집에 돌아온 A 씨의 집 앞에는 아래층에 사는 할아버지가 놓고 간 빵과 편지가 놓여 있었다. A 씨는 "할아버지의 고마운 마음과 선물이 있었다"며 "빵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가득 들어 있어 '엄청나게 신경 쓰고 고민하며 골라주셨구나' 마음이 찡했다"라고 감동했다.

할아버지가 쓴 편지에는 "매번 감사하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에게는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다"며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적혀 있었다.

A 씨는 "이웃 주민들을 진짜 잘 만났다. 평소에도 이웃 할아버지나 할머니, 이모·삼촌들이 아이의 인사를 잘 받아주고 먹을 것도 서로 나눠서 이곳은 아직 삭막하지 않구나 생각은 했다"며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아이도 너무 예쁘고, 어르신도 진짜 멋진 분", "이런 게 이웃인가", "아랫집 분에게 참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하기보다는 좀 더 주의를 시키는 게 좋을 듯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