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 기자] 때때로 인생엔 극적인 변화가 동반하는 법이다. 지금의 갑작스러운 강추위 또한 매한가지. 환절기에 맞춰 새 옷을 준비하던 이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겠지만 당장 내일을 위해선 별수 없다. 다시 맞은 한 계절의 시작을 새롭게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정말 다행스럽게도 패션 디렉터들은 올겨울 한파에 대해 적재적소로 예상한 듯하다.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가 전개하는 2121 FW 미우미우(MIU MIU)는 마운틴 클럽 걸들의 런웨이를 통해 과감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패디드 점퍼, 오버사이즈 스키 웨어, 거대한 퍼 글러브 등 다양한 한파템이 공개됐음에도 가장 돋보였던 쇼 피스는 다름 아닌 패턴 스웨터.
벌키한 핏&형형색색의 빛깔을 자랑하는 패턴 스웨터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채도를 한껏 높여 계절미까지 어김없이 구현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주목할만하다. 이에 질세라 다른 패션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풍성한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있는 시점. 그간 촌스러운 줄만 알았던 패턴 스웨터에서 다이내믹한 멋을 발견했다.
CHANEL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의 뒤를 이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 언제나 고고한 멋만 추구할 것 같던 샤넬이 드디어 새롭게 변주된 스웨터 룩을 제안했다. 체리 컬러 기반의 니트 스웨터와 정반대의 네이비 컬러 트라우저를 통해 달콤한 마력을 강조한 이들. 이에 덧붙여서 볼드한 이어링과 헤어 밴드가 한결 유니크한 핏을 완성했다.
ETRO
에트로 또한 벨트 및 이어링 등 볼드한 액세서리를 고안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한 듯하다. 이외에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정통적인 니트 스웨터 아래에 페이즐리 패턴&퀼팅 소재의 보텀을 조합해 경쾌한 아웃도어 웨어를 그려냈다는 것. 상하의 모두 지극히 다른 소재로 이루어졌지만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모습.
CELINE
파리지엔 걸에 주목한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젊고 캐주얼한 프렌치 룩을 정의했다. MZ세대에 초점을 맞춘 만큼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분방함. 이를 증명이라도 한 듯이 야구 모자, 와이드 데님 팬츠, 브라톱 등 유스 컬처 피스들이 트위드 재킷이나 트렌치코트 등 클래식한 아우터에 매치되었는데, 터틀넥 스웨터 또한 그중 한 가지. 클래식한 느낌의 아이템이지만 가벼운 윈드 브레이커&벌룬핏 스커트와 매치돼 과감한 실루엣을 드러냈다.
BALENCIAGA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가 전개한 2021 FW 컬렉션은 패션쇼가 아닌 비디오 게임에서 빛을 발했다. 패션의 관행에서 벗어나 더 많은 청중이 컬렉션을 볼 수 있도록 고민했다는 그. 이러한 도전과 함께 찾아온 패턴 스웨터 또한 과감한 멋을 지닌다. 채도 높은 핑크 컬러 셔츠&와이드한 디스트로이드 진 팬츠를 버무려 미래적인 아우라를 그려낸 것.
MOLLY GODDARD
몰리 고다드는 니트 패턴으로 짜 맞춘 스웨터와 베스트를 함께 선보였다. 레이어드와 로맨티시즘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그답게 이번 시즌 또한 러블리함이 가득하다.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그린 컬러 드레스와 웜 톤 니트 베스트를 매치해 화려함을 배가했다. (사진출처: 보그 공식 US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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