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신군부 옹호 발언 논란에 가세했다. 심 후보는 "윤석열 후보는 광주 묘역 비석 닦기 전에 본인 정신부터 세척하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심 후보는 1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한동안 왜 잠잠한가 했다.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며 "이번에는 전두환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며 찬양했다. 그야말로 기가 막힌다"고 했다.
이어 "군사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40년 전 독재정치를 롤모델로 삼고 싶은가 보다"며 "생각할수록 끔찍하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두환은 성과와 과오를 나눠서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전두환의 성과라는 것은 결국 민주시민들의 고혈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라며 "불과 지난 11일에 윤석열, 홍준표 후보를 포함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광주를 찾아 일제히 오월 영령 앞에 고개를 숙였는데, 이번 윤 후보의 발언으로 모두 다 기만적인 퍼포먼스였음이 드러났다. 그게 아니라면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게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5·18 묘역의 비석 닦는 시늉하기 전에 본인의 정신부터 세척하기 바란다"며 "노동관, 역사관, 여성관, 환경관, 정치관 모든 부분을 총체적으로 닦아도 모자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계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대통령이 되면 지역과 출신을 따지지 않고 최고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분(전두환)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맡긴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이날 윤석열 국민캠프 경남선대위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다 잘했다는 말을 한 게 아니었다'는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얘기를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어서 (비판)하는데, (전두환이) 정치를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그 후 대통령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건 전문가들도 다 하는 얘기고 호남분들 중에서도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호남 출신 정치인들 중에서도 '대통령이 되면 다방면에 조금씩 안다고 해서 나서지 말고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맡기라'는 문자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5·18과 군사 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히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