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 서남부권의 최대 재정비촉진지구인 신길뉴타운이 완성 단계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 뉴타운 인근 지역에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에 도전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안산선 착공 등 교통 호재가 예고된 것도 개발을 자극하고 있다. 신길동 노후 아파트 재건축 시동
신길동 신길우성1차·건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5일 영등포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예치금을 납부했다고 19일 밝혔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 두 단지는 지난 4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통과했다.
1986년 준공된 신길우성1차는 688가구 규모다. 386가구로 지어진 건영아파트는 1985년 입주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두 아파트 모두 건축물 내진설계 의무 규정이 도입된 1988년 이전에 준공됐다”며 “대선 이후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되면 통과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일대에서는 신길우성2차(725가구), 우창아파트(214가구)의 통합 재건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신길동 4518 일대(4만5767㎡)에 지하 2층~지상 32층, 10개 동, 1305가구를 신축한다. 2026년 준공이 목표다. 한국자산신탁이 사업시행자를 맡았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 통합 재건축은 지난달 설계자 선정을 마친 뒤 건축심의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신풍역세권을 갖춘 신길우성3차도 예비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1989년 준공된 477가구 규모로 단지 옆에 영신고가 붙어 있다.
재건축 기대로 신길동 노후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다. 신길우성1차 전용 49.6㎡는 지난달 14일 8억65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올 3월 8억1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신길동 A공인 관계자는 “현재 신길우성1차에서 매매 가능한 매물은 모든 주택형을 통틀어 4개 정도”라며 “신길우성1차, 신길우성3차 등이 안전진단 절차를 넘어서면 사업 진척이 빠른 신길우성2차와 키 맞추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 기대신길뉴타운의 주거·생활·교통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신길동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신길뉴타운은 성북구 장위뉴타운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재개발 사업지다. 5·7·8·9·11·12·14구역은 입주를 마쳤다. 신길뉴타운 신축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주변 지역에서도 재건축을 하겠다는 곳이 늘고 있다. 신길뉴타운 7구역 재개발로 2017년 입주한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17억5000만원에 계약되는 등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17억원대를 돌파했다.
신길뉴타운 내 나머지 구역도 순항 중이다. 3구역 ‘더샵 파크프레스티지’(799가구)는 내년 7월 입주 예정이다. ‘남서울아파트(10구역)’는 지난 5월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받았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9층, 8개 동, 총 812가구로 탈바꿈한다. 13구역은 공공재건축을 위한 주민 동의율 70% 이상을 확보했다.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인 2구역에서는 메이저 건설회사들의 시공권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일대는 신안산선 등 광역교통망 구축 사업이 예정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신안산선(2024년 개통 예정)은 경기 안산에서 출발해 시흥·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연결되는 광역철도다. 개통되면 수도권 서남부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신길동 일대에서는 신풍역과 도림사거리역(2024년 개통) 등에 정차할 계획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