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1’에서 큰 관심사는 중국이었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요 2개국(G2)이면서 미국과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어서다.
‘중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 세션을 이끈 케이트 앰브로스 글로벌민간자본협회(GPC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여 년간 유수의 경제신문 1면에서 중국 얘기를 듣지 않은 날이 없었을 것”이라며 “중국은 소비 원자재 명품 제조업 수출 공급망 혁신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리더를 자임하지만 과격한 규제도 서슴없이 가하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린 이유도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 때문이란 게 앰브로스의 진단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반독점법과 사교육 금지, 청소년 게임 규제 등을 시행했다.
굿윈 궈 궈캐피털파트너스 회장은 “당국이 사교육 금지 등에 나선 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사회 안정을 지키겠다는 의미”라며 “헝다 사태에서 중요한 건 사회 안정의 토대가 되는 주택 구입자들이지 채권·주식 보유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자들은 구제되겠지만 기업 부도를 막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중국 정부는 상업용 부동산엔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규제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의 킴벌리 스태포드 상품전략 책임자는 “중국 채권시장은 2010년만 해도 3조달러였는데 지금은 18조달러 규모로 커졌다”며 “수익 창출 기회가 워낙 많기 때문에 헝다 사태가 터졌는데도 시장을 주시하기만 할 뿐 떠날 기미가 전혀 없다”고 했다.
1200억달러를 운용하는 케빈 루 파트너스그룹 아시아 회장은 “중국은 1%나 5%가 아닌, 95%의 대중 의사를 따르는 게 절대 명제인 나라”라며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정책 방향을 예상하는 게 더 쉽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선 어떤 분야·기업에 투자하는 게 유망할까. 투자회사 TPG캐피털 아시아를 이끄는 티머시 다텔스 회장은 “단연 헬스케어”라고 했다. 그는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한 탓에 14억 명의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국가”라며 “의료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가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빈부격차가 미국보다 크고 지니계수도 최악이란 점에서 극단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중국에선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