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작가인 줄 알았는데'…시상식 남자 셋 등장에 스페인 '발칵'

입력 2021-10-18 18:52
수정 2021-11-15 00:02

여성으로 알려진 스페인 유명 작가가 알고 보니 3명의 남성 작가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CNN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 문학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스페인 최고의 문학사인 플라네타(Planeta) 문학상 시상식에서 유명 스릴러 소설가 '카르멘 몰라'가 소설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몰라'가 상을 받기 위해 시상대에 오르자 현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상대에 오른 것은 여성 스릴러 작가로 알려진 '몰라'가 아니라 호르헤 디아스, 아구스틴 마르티네스, 안토니도 메르세로 등 남성 작가 3명이었기 때문이다.

'몰라'가 남성 작가 3명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사기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여성 필명을 사용한 것도 모자라 독자와 기자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수년 동안 여성 행세를 해왔다는 지적이다.

'몰라'의 에이전트는 그동안 작가가 필명으로 글을 쓰는 마드리드 태생 여성이라고 설명했고,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몰라'도 남편, 아이와 함께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대학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한편, 이번에 상을 받은 소설 '라 베스티아(The Beast)'는 1834년 콜레라 팬데믹 당시를 배경으로 삼은 스릴러 작품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