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못 웃는 포스코·현대제철

입력 2021-10-18 16:59
수정 2021-10-19 01:13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포스코와 현대제철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다. 연말과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포스코는 2.59% 하락한 31만9500원에 마감했다. 포스코는 지난 13일 3분기 영업이익이 3조11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치)보다 19.8% 늘어난 수준이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그러나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0.93% 오르는 데 그쳤다. 발표 이후 주가는 오히려 1.69% 하락했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3.97% 급증한 수치다. 역대 최대치였던 2분기(5453억원)보다 2000억원 가까이 많은 규모다. 그러나 현대제철 주가 역시 지지부진하다. 지난 5월 고점 대비 24.47% 하락한 상태다.

이처럼 주가가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실적 피크아웃’ 우려 때문이다. 실적이 3분기에 고점을 찍고 4분기부터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등 각종 전방산업 수요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둔화되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기엔 어려운 구조가 됐지만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4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 업종에 대한 실적 피크아웃 우려는 올 상반기부터 지속됐다. 2분기에도 철강 기업들은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2분기가 실적 고점’일 것이란 우려 때문에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 당시 실적 피크아웃 우려를 뚫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수 있었던 건 철강 가격 인상 덕분이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둔화 우려에도 철강 업체들은 후판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에 성공하면서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철강주의 향방은 실적보다는 철강 가격 상승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4분기에 자동차 강판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여지가 있고, 올해 아파트 분양 호조로 철근 업황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