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기획사 에프엔씨엔터 주가에 뒤늦게 불이 붙었다. 일본 오디션 방송을 통해 데뷔할 걸그룹에 대한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본격화에 오프라인 콘서트 수익 증가 전망도 한몫했다. 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 역시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를 앞두고 견조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터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제2 니쥬’ 나올까…FNC 이달 67%↑18일 에프엔씨엔터는 12.23% 급등한 991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66.8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0.94% 하락했다.
에프엔씨엔터는 올 들어 9월까지만 해도 1.02% 상승에 그치며 하이브 등 대형 엔터회사들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주력 아티스트의 부재로 3분기까지도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등 마땅한 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 기획사 주가는 BTS의 글로벌 흥행, 인수합병(M&A) 이슈 등을 계기로 연초부터 크게 뛰었다. 에스엠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132.61% 상승했고, 하이브는 88.45%,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8.26% 올랐다.
에프엔씨엔터의 분위기는 이달 들어 반전됐다. 일본에서 곧 데뷔할 신인 걸그룹의 영향이 컸다. 에프엔씨엔터는 일본 방송사 NTV 주말 아침방송을 통해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Who is princess?’(사진)를 진행하고 있다. 15명의 연습생 중 살아남은 5명이 데뷔하게 된다. 지난해 똑같은 방식으로 데뷔한 JYP엔터의 니쥬가 일본 가요계를 평정한 사례가 있어 이번 방송에도 주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기대까지 겹쳤다.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 기조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씨엔블루가 이달 말 컴백을 앞두고 있고, FT아일랜드도 올해 컴백이 유력시되고 있다. 두 그룹은 에프엔씨엔터의 주력 아티스트로,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일본은 콘서트 투어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이어서 위드 코로나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프엔씨엔터가 오디션을 통해 데뷔시킬 그룹은 연간 60만 장의 앨범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실적 증가 효과는 최소 기존 대비 50% 이상”이라며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도 일본에서만 합산 연 40만 명 모객력을 갖추고 있어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대형 엔터株 주가도 꿋꿋위드 코로나 전망에 대형 엔터주 주가도 꿋꿋하다. 이달 에스엠과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각각 5.2%, 2.18%, 1.94% 올랐다. 연초 이후 이미 한 차례 랠리를 펼쳤음에도 오프라인 콘서트가 하나둘 재개되면서 다시 힘을 받는 모양새다. BTS는 지난달 말 미국 투어를 오는 11월에 연다고 발표해 30만 석 매진을 기록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트와이스도 최근 뮤직비디오를 통해 곧 콘서트 투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엔터주에 대한 증권업계의 베팅도 여전하다. 기관투자가는 이달 들어 하이브와 에스엠을 각각 684억원, 4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엔터주에 여전히 기회가 많이 남았다고 전망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콘서트 투어는 음악산업에서 단위 가격이 가장 높고 이익 규모가 큰데 2년 가까이 재개되지 못했다”며 “긴 시간 누적된 이연수요와 음반 수출 성장 등에서 확인되는 신규 팬덤 유입까지 감안하면 향후 재개될 K팝 아티스트들의 월드 투어는 코로나19 이전과는 급이 다른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BTS가 입대를 앞두고 대대적인 투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이브를 톱픽(Top-pick)으로 유지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