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한국 경제 좌절감 반영"…美 국무부 문건에 등장

입력 2021-10-18 07:36
수정 2021-10-18 07:59


국내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세계적 흥행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에서 요인을 분석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5일(현지시간) 미 외교관들이 국무부에 보고한 '외교전문'을 입수했다면서 "'오징어게임'이 한국의 양대 정당의 대선 주자들이 스캔들에 붙잡혀 있는 가운데 매우 계층화한 한국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외교전문은 외교 정보를 담은 전자문서다. 전문에서 '오징어게임'은 "내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암울한 경제 상황에 관한 한국 사회의 좌절감을 반영해 묘사한 것"이라고 봤다.

'오징어게임'에 대해 "어두운 이야기"라고 평하면서 "평균적 한국인이 느끼는 좌절감이 있다"면서 한국의 청년 세대가 취업, 결혼,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사회의 승자독식 구조와 계층 불평등이 '오징어게임'에서 묘사됐다고 본다는 것.

또 대선 분위기를 전하면서 두 주요 정당 후보들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내세우지만 이들의 주장은 청년층 사이에서 이미 커지고 있는 정치적 냉소주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징어게임'이 두 선두 정당의 부패 혐의로 훼손된 정치적 시대정신을 포착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포린폴리시는 이 전문의 작성 주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내용상 주한 미국대사관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포린폴리시는 전문과 관련에 답변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징어게임'의 기록적인 인기로 외신에서도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에서도 '오징어게임' 의 흥행 요인으로 "'흙수저' 청년들과 소외계측, 집값 폭등과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불안감 확대 등 한국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영국 BBC는 ''오징어게임', 한국 드라마 중독의 증가'라는 제목으로 "'오징어게임'의 인기는 최근 몇 년간 서구 전역에 퍼진 '한국 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근 물결"이라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