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중국법인 베이징한미가 중국 최대 규모 시럽제(물약) 생산라인(사진)을 구축했다. 중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맞춘 전자동화 물류창고도 지었다. 한미약품 전체 매출의 25%를 담당하는 베이징한미는 이번 시설 확장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한미는 지난 15일 베이징 국제공항 부근 순이구의 베이징한미단지에서 시럽제 생산라인 및 스마트자동화 물류창고 준공식을 열었다. 1억1300만위안(약 208억원)을 투입해 만든 시럽제 신규 라인은 1만L 조제 탱크 6개로 이뤄져 있다. 생산량은 연 1억5000만 병(100mL 기준)으로, 전체 생산량은 기존 연 7500만 병에서 2억2500만 병으로 늘어난다.
임해룡 베이징한미 사장은 “기존 라인으로는 24시간 돌려도 시장 수요를 맞추지 못했다”며 “중국 최대 규모의 시럽제 라인을 기반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한미는 주력 제품인 소아 정장제 마미아이(한국명 메디락 비타), 소아 진해거담제 이탄징(암브로콜) 외에 성인용 시럽제 변비약, 정장제, 진해거담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라인을 통해 기존 주력 제품과 신제품 매출이 모두 늘어나고 다른 제약사로부터 외주를 받아 수탁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화 물류창고에는 1억2000만위안을 투입했다. 연면적 6947㎡의 9층짜리 건물로 9100여 개의 팰릿(적재용 받침)이 들어간다. 원재료 입고부터 제조, 출고, 배송트럭 적재까지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베이징한미는 이를 통해 연간 2000만위안의 창고 임차료를 절감하는 재무적 효과를 거두고 품질관리 효율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회사 중 가장 빠른 1994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출시한 마미아이는 연 4억위안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됐다. 이탄징도 연 5억위안어치 이상 팔린다. 중국 엄마들이 베이징한미는 몰라도 마미아이와 이탄징은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996년 중국법인인 베이징한미를 세웠다. 올해 설립 25년을 맞은 베이징한미는 중국 내 2800여 개 제약사 가운데 매출 100위권 안팎의 중견 제약사로 자리 잡았다.
베이징한미의 매출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보다 20%가량 감소했다. 올해 들어선 방역 통제가 완화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매출은 1329억원, 순이익은 24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각각 43%, 382% 급증했다. 임 사장은 “중국 당국의 약값 인하 정책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증설 등을 기반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