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든 野든 정권 교체"라는 송영길…文 대통령과 선긋기?[임도원의 BH 인사이드]

입력 2021-10-17 13:58
수정 2021-10-17 14:28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 시대정신과 관련해 "여든 야든 정권은 교체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나선 발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송 대표는 1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는 과거에 대한 평가 심판의 성격도 있지만, 보다 큰 것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며 "정권교체 욕구가 높은데, 여든 야든 정권은 교체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말에 정권 교체 욕구가 높다고 언급한 것입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재창출하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기본 노선과 장점은 계승해나가되 부족한 부분은 보완 발전 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선까지의 남아있는 변수와 관련해서는 "가장 큰 게 부동산을 어떻게 대안을 만들어가고 집값을 통제할 것인가"라며 "코로나19 집단 면역이 돼서 거리두기가 완화하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려서 대선을 치르면 한결 좋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이례적으로 임기말에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0월2주차(12일~14일)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응답률 14%,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36%가 긍정 평가했고 57%가 부정 평가했습니다. 문 대통령 직무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40대의 지지율은 48%를 기록, 약 세 달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부동산 정책'(35%)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0%), '북한 관계'(8%) 등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를 받아 지난 12일~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바람직한 내년 대선 결과에 대해선 정권 재창출 36.2%, 정권 교체 55.7%로 '정권 교체' 응답이 19.5%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민주당도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의 움직임을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여든 야든 정권은 교체되는 것"이라는 송 대표의 발언에는 이와 관련한 셈법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여당이 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