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洪 품에, 주호영은 尹에게…野 '몸집 불리기' 분주

입력 2021-10-17 17:37
수정 2021-10-18 03:1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본경선을 앞두고 각각 ‘거물’들과 손잡으며 세력 확장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TK) 최다선 의원인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고, 홍 의원은 당내 경선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윤 전 총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 전 원내대표의 대선캠프 영입을 발표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드리기 위해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그 점에 공감해주셨다”며 “주 전 원내대표와 함께 손잡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서 국민의 열망을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주 전 원내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보수 텃밭인 TK 지역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주 전 원내대표는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으로 대구 수성에서만 연달아 5선에 성공했다.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첫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에 출마했다. 주 전 원내대표와 윤 전 총장 선거캠프의 권성동 종합상황본부장은 바른정당 창당 멤버로 각별한 인연이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막아내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우리 국민의힘 필승 후보는 윤 전 총장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 당이 정권교체의 당위성과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윤 전 총장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윤상현·조해진·이종상 국민의힘 의원 영입도 발표했다. 또 보수 성향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을 비롯해 500여 개 시민단체가 윤 전 총장 지지 선언을 하면서 힘을 보탰다.


홍 의원은 이에 맞서 서울 여의도동 BNB빌딩에 있는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전 원장 영입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이미지는 ‘미스터 클린’으로 우리나라 공직자의 표상”이라며 “최 전 원장 영입이 이번 경선 구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탈원전 정책 감사’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지난 6월 감사원을 떠난 직후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2차 대선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최근 윤 전 총장, 홍 의원 등 각 캠프가 경쟁적으로 영입에 나서면서 몸값이 올라갔다. 최 전 원장은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본선에서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돼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선결 조건이었다”며 “홍 의원은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최 전 원장까지 끌어들인 홍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가치동맹을 할 수 있다”며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과 특임 교수는 “영입 인사들에 대한 대중적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각 캠프에서도 영입에 앞서 손익 계산서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