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소비쿠폰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급이 중단된 숙박·관광·대면외식 쿠폰 등이 재개되고 철도와 프로스포츠 관람권 등도 새롭게 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열고 "'위드 코로나'가 민생경제와 취약분야 회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방역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소비쿠폰 등 그간 잠정 중단되었던 정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역상황, 백신 접종률 등 방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일상 회복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소비쿠폰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소비를 진작해 경제를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목적으로 코로나19 피해 분야를 대상으로 각종 할인권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쿠폰 사업이 시도될 때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방역 상황과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해 그간 대다수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됐었다.
구매액의 20~30%(최대 1만원까지)를 할인해주는 농수산물 쿠폰은 중단없이 집행 중이지만 2만원씩 네번 결제하면 1만원이 환급되는 외식쿠폰은 비대면 외식만 일부 인정해주는 등 축소 운영됐다. 체육·숙박·관광·영화·전시·공연 쿠폰 등은 전면 중단됐다. 여기에 지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확보한 추가 사업인 스포츠관람, 철도 및 버스 쿠폰 등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기재부가 소비쿠폰 재개 방침을 밝힌만큼 조만간 각종 사업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외식·체육·영화·전시·공연·프로스포츠 관람 쿠폰이 우선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가 소비쿠폰의 단계적 재개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들 쿠폰을 1차적으로 재개할 방침을 밝혀서다.
외식은 비대면에만 한정된 할인을 대면 외식까지 넓히고, 체육시설(8만원 이상 이용시 3만원 환급), 영화(6000원 할인), 전시(40% 할인), 공연(8000원 할인) 등의 사업도 재개된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프로스포츠 관람권 할인은 100만명을 대상으로 축구·야구·배구·농구 관람권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집행된다. 이날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면서 4단계 지역인 수도권의 실외 스포츠 관람을 백신접종자에 한해 허용하면서 '가을야구'로 불리는 야구 포스트시즌 관람 열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숙박·관광 쿠폰 등은 순차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왕복여행권을 50% 할인해주는 철도·버스 쿠폰도 방역상황과 연계해 시작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차관은 "백신접종 속도가 빨라지며 전 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 목표가 10월 중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가 출범해 위드 코로나'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쿠폰을 발행할 때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첫 소비쿠폰 시행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올해 7월 소비 활성화를 언급한 이후 4차 대유행이 찾아왔다. 정부는 "방역당국과 소비 활성화 시점 등을 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