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 이 기사는 10월 14일 오후 6시 30분 집코노미TV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라이브 방송을 글자로 옮긴 내용입니다. 한경닷컴 홈페이지 또는 집코노미TV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사진에 나온 곳이 혹시 어딘지 아시나요? 용인 남사지구, 용인 한숲시티 단지입니다. 헬리오시티가 입주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단일 단지로는 가장 큰 규모 아파트였습니다. DL이앤씨가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지은 6800가구의 대단지죠.
초기엔 '한숨시티'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허허벌판에 아파트만 덩그러니 있었기 때문에 미분양, 미입주로 고생하기도 했어요. 사업자를 굉장히 힘들게 했던 사업지였죠.
제가 몇 년 전 썼던 이 단지와 관련한 기사인데요. 당시 전용면적 44㎡의 전셋값이 4000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새 아파트 전셋값 치곤 말도 안 되는 가격이죠. 워낙 입주물량이 많았던 데다가 입지가 안 좋다는 평가를 받아서인데요. 지금은 같은 면적대의 전셋값이 2억200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왜 뜬금없이 이 단지를 언급했냐면 도시개발사업의 단적인 예이기 때문입니다. 도시개발사업은 시행자가 이만큼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진행하는 사업이란 의미입니다. 지금이야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집값이 올라 결과적으론 성공적인 사업이 됐지만 사실 도시개발사업은 이런 사례가 더 많습니다.
사실 연일 문제가 터지고 있는 성남 대장동 또한 도시개발사업이죠. 아래 발췌한 기사처럼 분양 당시 미계약이 속출했었고 단지명엔 반드시 판교가 들어갔던 곳입니다. 당시 대장동 아파트 단지들은 남판교란 이름으로 마케팅을 많이 했습니다. 그말인 즉슨 판교에 묻어가야 할 정도로 대장동 자체의 경쟁력은 떨어졌단 의미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갑자기 성공한 사업이 돼버렸죠.
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크게 세 가지 유형입니다. 첫째는 택지개발사업입니다. 공공에서 시행하고, 과거엔 택지개발촉진법으로 개발했지만 이젠 공공주택 특별법으로 개발합니다. 신도시를 개발할 때 주로 이런 방식을 쓰고 땅을 수용하는 형태입니다. 도시정비사업인 재개발, 재건축은 민간인 조합원들이 시행하고, 관리처분 방식을 씁니다.
도시개발사업은 택지개발사업과 비슷하게 미니 신도시를 짓습니다. 그런데 공공뿐 아니라 민간도 끌고갈 수도 있는 사업입니다. 수용이나 환지 방식 모두 가능하고요.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이 서울에선 은평뉴타운, 마곡지구가 있습니다. DMC 옆 고양 덕은지구도 마찬가지고요.
말씀드렸다시피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개발사업은 노다지처럼 보여도 위험부담 또한 민간이 지게 되는데요. 땅 작업이 끝나지 않는다거나 인허가 너무 길다거나, 사업을 완료하기까진 산 넘어 산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위기를 전후해 몰락한 시행사도 많죠.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이 본질이란 것이죠.
그런데 화천대유 사태가 터진 이후 시행사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도시개발사업 전체로 불똥이 튈까봐입니다. 그리고 '토건세력'이란 말이 나오고 있듯 시행이란 사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적 정서가 나빠져 규제가 강해지고 사업 규모가 축소될 것을 걱정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될 경우 중장기적 주택 공급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죠.
이미 용산정비창에 이 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화천대유에서 출발한 불씨가 용산까지 번진 것이죠. 용산정비창도 도시개발사업입니다. 땅 주인이 코레일이긴 하지만 개발에 대한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노형욱 장관은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국회의원들은 이미 입법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을 6%로 제한하자거나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서 이익을 줄이자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보여드리는 건 국토부에서 2019년 용역을 발주했던 문서입니다. 개발이익환수제를 다시 검토해보자는 내용인데요. 왜냐면 5년 동안 미룰 수 있기 때문에 돈이 잘 안 걷히고 아예 안 내는 업체들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래 붉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중요합니다. 당시 뭐가 검토됐었냐면 재개발에 대해서도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되지 않느냐, 필요성을 검토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현재 재건축엔 초과이익환수제가 있습니다. 이게 개발이익환수제도입니다. 재건축엔 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재개발엔 없습니다. 왜냐면 재개발과 재건축의 사업 방식 차이 때문인데요. 재건축은 주변에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에서 주민들끼리 낡은 단지를 새로 짓는 방식입니다. 재개발은 인프라가 부족한 낡은 동네를 새롭게 하면서 시설까지 확충하는 형태입니다. 사실 공공이 담당해야 하는 부분이죠. 공익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2년 전 국토부가 이 같은 용역을 내면서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개발이익 환수의 필요성을 찾고 환수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했던 것입니다. 요즘처럼 개발이익환수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라면 이런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겠죠. 재개발을 추진하는 곳들이 2년 전보다 늘었고, 돈을 벌었다는 사람도 늘었으니까요. 공익성을 가진 사업인데 돈을 벌었다면 '불로소득을 거뒀다고?'라는 프레임이 되는 것이죠.
만약 재개발에 대해서도 이익을 환수하는 제도가 생긴다면 어떤 문제를 가져올까요. 사업을 추진할 때 엄청난 저항 요인이 되겠죠.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더딘 게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인 것처럼요. 이익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 분양을 못 하거나 사업 속도를 제대로 못 내는 경우가 많은데요. 재개발에도 만약 똑같은 제도가 생긴다면 사업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겠죠. 결국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도심의 공급이 중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화천대유 사태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짚어봤는데요. 정치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떠나 시장 자체에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의견이 달라 혹시 불편하셨더라도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정준영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