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선(24·사진)이 이틀 연속 선두로 나서며 생애 첫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15일 전북 익산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다. 그는 이날 버디 6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2개로 막아 10점을 더했다. 중간합계 27점을 벌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한진선은 2018년 최혜진(22)과 함께 투어에 데뷔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투어에 올라왔으나 동기인 최혜진이 그해 2승을 포함해 대상포인트 등을 휩쓰는 동안 그는 준우승 두 번에 그쳤다. 이후에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해 신인상 포인트에서도 2위였다. 한진선은 “2등을 많이 해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한진선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날 경쟁자들에 밀려 선두 자리를 잠시 내줬다가 마지막 3개 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아 4점을 추가한 뒤 기어코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이번 대회는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는 -3점으로 계산해 합산한 점수로 우승자를 가리는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버디와 보기를 1개씩 기록해도 1점을 벌기 때문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결(25)도 모처럼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박결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3점을 보탰고 합계 25점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14번홀(파4)에서 유일한 보기가 나왔지만 이전 13개 홀에서 버디를 7개나 잡았다.
2018년 10월 SK네트웍스 서울경제·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둔 박결은 이번 대회에서 통산 2승에 도전한다. 그는 올 시즌 상금랭킹 73위(8093만1333원)에 그치고 있다. 시드 유지를 위해선 남은 대회에서 우승 또는 상위권 성적을 내 상금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KLPGA투어는 상금랭킹 상위 60명에게 이듬해 출전권을 부여한다.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랭킹 ‘빅4’ 중 1위 박민지(23)와 3위 박현경(21), 4위 임희정(21)도 ‘버디쇼’를 앞세워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박민지와 박현경은 이날 나란히 14점씩을 보태 중간합계 20점, 공동 12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임희정도 10점을 보태 24점으로 선두에 3점 뒤진 공동 7위로 올라섰다.
14억2830만원을 모아 상금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박민지는 이날 버디 8개(보기 2개)를 솎아내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박현경도 버디만 7개를 잡아 14점을 보태며 전날 중위권이던 성적을 선두권으로 끌어올렸다. 임희정도 핀을 노리는 플레이로 버디만 5개를 뽑았다. 상금랭킹 2위 장하나(29)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만 6승을 거둬 KLPGA투어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4억원을 돌파한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3위 이상만 기록해도 15억원 고지를 밟는다. 사실상 상금 1위를 확정한 박민지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신지애의 단일 시즌 최다승(9승)과 대상포인트 1위 등이다.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21에서 감격의 첫 승을 올린 임진희(23)는 이틀 동안 24점을 몰아쳐 공동 7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