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경(輕)항공모함 도입을 두고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됐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항모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해군 전 장병이 똘똘 뭉쳐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부 총장은 14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감에서 “김영삼 정부 때부터 25년간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2012년에도 해군 강화 연구에서 수직이착륙 항공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가히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3만t급 항모 도입은 국방부가 2019년 8월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서 ‘다목적 대형수송함-Ⅱ’ 개념설계 계획을 반영하면서 처음 공식화된 해군의 숙원사업이다.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경항모 사업 예산으로 72억원을 편성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경항모 도입 필요성을 두고 충돌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항모 사업에 대해 “험준한 파도가 치더라도 추진해야 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면 전날 방위사업청 국감에서 “해군의 경항모 ‘과대망상’에 대해 20년간 끊임없는 정치권 로비를 봐왔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던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뿐 아니라 주변국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전력은 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며 한국의 지정학적 특성상 경항모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반대 의견은 경항모의 막대한 비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해군은 경항모 건조에 2조300억원, 경항모에 탑재할 수직이착륙 전투기 20여대 도입에 약 3조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항모보다 핵추진잠수함 등 잠수함 전력 확충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부 총장은 ‘한반도 중심으로 하는 3면이 바다인 상황에서는 경항모에 대한 활용 가치가 육지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경항모가 한·미동맹 과 관련해서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경항모가 국제공조와 한반도 주변 상황 중 어디에 더 유용하냐’는 질의에는 “자주국방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두 가지 양면을 모두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략적 불확실성과 주변국 견제, 국익 수호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력”이라며 “충분한 조건과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