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특구’ 조성에 나선 포항시가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시장 선점에 나섰다.
포항시는 107억원을 들여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지상 3층, 연면적 3544㎡ 규모의 2차전지 종합관리센터를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고 14일 발표했다. 이 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00여 개에 이르는 사용 후 배터리를 보관하고 잔존가치에 대한 성능평가, 등급분류로 재사용과 재활용 여부를 결정하는 시설을 갖췄다. 사용 후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은 물론 개방형 실험공간을 기반으로 유망 스타트업 지원에도 나선다.
사용 후 배터리는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과 사용 후 배터리를 차량용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reuse)으로 구분한다.
글로벌 배터리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식 포항시 일자리 경제실장은 “포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 리사이클링 생산시설을 갖춘 2차전지 소재의 메카”라며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재사용하면 포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핵심소재 가운 데 30% 정도는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항은 2019년 7월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구로 지정되면서 GS건설과 에코프로 등 민간업체들의 관련 시설투자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인 에네르마가 2023년까지 1500억원을 들여 영일만 4일반산단에 12만㎡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에네르마는 사용 후 배터리에서 연간 4500t 규모의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을 생산할 계획이며, 앞으로 연간 1만6000t 규모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코프로CnG는 120억원을 들여 영일만 4산단 5450㎡에 건립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오는 21일 준공한다. 이 공장은 폐배터리에서 주요 유기금속을 회수해 다시 배터리 소재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나선다.
포항시는 2차전지 종합관리센터와 연계해 블루밸리 국가산단과 영일만 산단 일대를 배터리 자원 순환과 녹색산업 융합 클러스터로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이 배터리 소재산업 유치에 나선 지 5년여 만에 국내 제1의 양극재 생산 도시로 변모했다”며 “배터리 자원 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K배터리 특구를 조성해 포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