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발굴 美 실리콘밸리 투자사, '토종 P2P' 8퍼센트에 400억 투자

입력 2021-10-14 17:05
수정 2021-10-15 08:42
세계 최대 간편결제 기업 페이팔을 발굴한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 BRV캐피털매니지먼트가 국내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기업인 8퍼센트에 4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다. 이외에도 차이코퍼레이션과 파운트 등 핀테크 업체들이 수백억원대 투자를 유치 중이거나 성공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8퍼센트는 BRV 등 3개 기관으로부터 45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미국 밴처캐피털(VC) 블루런벤처스 계열사인 BRV가 전체 투자금액의 90%가량인 400억여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자금은 국내 VC인 글린트파트너스와 SBI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다.

BRV는 페이팔에 투자한 VC로 유명하다. 그동안 BNPL(선구매 후결제) 서비스 제공업체 어펌과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업체 캐비지, 구글에 인수된 내비게이션 스타트업 웨이즈, 애플에 인수된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톱시 등에 투자해왔다. BRV의 국내 핀테크업체 투자는 8퍼센트가 처음이다.

2014년 설립된 8퍼센트는 온라인을 통해 대출과 투자를 연결해주는 P2P 업체다.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을 집중 공급하고 있다. BRV 관계자는 “8퍼센트는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중금리 대출 영역에 가장 최적화된 신용평가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 모델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8퍼센트는 투자금을 활용해 데이터 기술 인재를 확보하고 중·저신용자가 고금리 대출에서 중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환대출 상품을 집중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플랫폼 사업자와 긱워커(플랫폼 계약직 근로자) 등 기존 금융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고객군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또 다른 P2P 업체인 렌딧이 H&Q코리아로부터 50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P2P업체를 포함해 핀테크업계에 국내외 VC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간편결제 앱 ‘차이’ 운영사 차이코퍼레이션은 다수의 VC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수백억원대 투자금 유치에 나섰다. 목표 모집액은 5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설립된 차이코퍼레이션은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가 이끌고 있다. 차이는 마켓컬리와 넥슨, 요기요, 위메프, 메가박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 수는 250만 명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파운트는 이달 하나금융투자, 신한캐피탈, KT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코어뱅킹 핀테크 솔루션 제공업체 뱅크웨어글로벌은 지난달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인혁/김종우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