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딸' 박현경, 고향서 시즌 2승 노린다

입력 2021-10-14 17:53
수정 2021-10-15 00:17

박현경(21)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 중 한 명이다. 지난 4월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첫 승, 통산 3승을 거뒀고 상반기 버디왕에도 올랐다.

박현경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이다. 아직 시즌 2승째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어떤 선수보다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출전한 23개 대회 가운데 열두 번이나 톱10에 들었다. 6월에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비롯해 준우승만 네 번 차지했다. 현재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에서 모두 박민지(23), 장하나(29)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은 정확한 샷이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좀처럼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는 정확한 샷과 안정적인 퍼팅이 강점이다. 대회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3, 4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무섭게 따라잡는 모습은 올 시즌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박현경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시즌 2승을 고향인 전북 익산에서 노린다. 14일 익산CC(파72)에서 시작된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이 무대다. 박현경이 올 시즌 가장 우승하고 싶다고 밝혀온 대회다. 메인 스폰서인 한국토지신탁이 처음으로 주최하는 데다 박현경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인연을 맺은 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박현경의 캐디를 맡고 있는 아버지 박세수 씨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 시절 익산CC를 홈 코스로 썼고, 이때 익산CC 직원이던 부인을 만나 결혼했다. 박현경은 “익산CC는 내가 태어나게 해준 곳”이라며 특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번 대회는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는 -3점으로 계산해 합산한 점수로 우승자를 가리는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격적인 플레이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방식이다.

박현경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잡으며 6점을 획득했다. 그로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실망하는 기색은 없었다. 박현경은 “고향 분들의 응원과 기운을 받아 행운이 따라줄 것 같다”며 “우승을 목표로 내일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진선(24)이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17점을 확보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한진선은 15번홀까지 버디 2개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해 1점을 잃었지만 곧바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후반에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추가해 총 17점을 기록했다.

한진선은 “경기 방식은 잘 몰랐지만 버디를 많이 잡으면 좋으니까 최대한 공격적으로 쳤다”며 웃었다. 샷감은 최고였다. 그는 “초반에 몇 홀을 쳐보니까 오늘 샷감도 괜찮았고 퍼트도 생각한 대로 잘됐다. ‘잘될 때 확 당겨보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정(21)과 이소영(24), 이정민(29)이 14점으로 한진선 뒤를 추격 중이다. 조아연(21)도 13점으로 우승 경쟁에 나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