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사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지도부 앞에서 펼친 맨몸 차력쇼에 외신들이 관심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지난 11일 개최된 북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 행사에서 선보여진 북한 병사들의 '맨손 무력' 소식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노동당부부장 등 북한 지도부들이 참석했고, 병사들은 특공 무술 등을 선보였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북한 군인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못이 촘촘히 박힌 지지대 위에 누운 채 배 위에 콘크리트 블록을 올려놓고 쇠망치로 이를 격파하기도 했다. 또한 구호를 외치면서 망치로 주먹을 내려쳐 벽돌 여러장을 격파하거나, 두 명의 병사들이 목을 이용해 쇠막대를 힘껏 구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해당 영상에 대해 "기뻐하는 김정은 앞에서 벌거벗은 병사들이 곡예를 펼치는 기괴한 영상(bizarre video)"이라고 전했다.
또 "영상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위장 바지만 입은 한 영웅이 장대를 휘두르는 적군을 방어하며 취하는 사나운 표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에도 주목했다. "김정은은 때로 흥분한 표정이거나 의자 팔걸이를 잡고 긴장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영국 BBC는 "북한이 군인들이 맨손으로 각종 물건을 부수며 전투력을 과시하는 장면을 북한 관영매체가 방송했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묘기는 집에서 따라 하지 말라"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상의를 탈의한 동료들을 나무 막대기로 때리고, 망치로 군인들의 배에 놓여 있던 콘크리트 판을 깨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영상을 소개하면서 "다른 이들은 머리 위 벽돌을 박살냈다"고 전했다.
중동 알자지라 방송은 "잔인한 무예 쇼를 보여줬다"는 감상평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기념하면서 지난 5년간 개발한 첨단무기들을 전시하며 국방력을 과시하기 위해 개최됐다. 지난달 시험발사한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극초음속 미사일(화성-8형)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까지 다양한 신무기들이 총망라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워싱턴 포스트는 "이 영상은 북한이 지난달 실험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최신 핵 관련 무기를 과시한 '자주 국방' 전시회의 일부였다"고 평하면서 "분석가들은 이 무기들의 실제 능력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