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조회 수 1000만 어린이 경제 교육 화제의 유튜브 '세금 내는 아이들'의 주인공 옥효진 교사가 '유퀴즈'에 출연했다.
13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이게 가능하다고?’ 특집으로 꾸며졌다.
부산 송수초등학교 옥효진 교사는 방송에 출연해 "저는 5학년 2반 담임을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후 "규모는 작지만 나라 살림을 하는 정부도 있고 법을 만드는 국회도 있고,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희 반만의 화폐도 있다"고 반 운영을 소개했다.
옥효진 교사는 2019년부터 담임 학급을 대상으로 1년간 학급 화폐를 통한 학급 경영을 하고 있다. 학급은 하나의 국가가 되고, 학생들은 납세의 의무를 지닌 국민이 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적성, 직업의 월급, 가진 자격증을 고려해서 직업을 선택하고, 직업별로 정해진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세금도 낸다. 돈을 모으기 위해 예·적금도 들고 주식 투자로 대박을 노리기도 한다. 사업자등록을 해서 가게도 차리고, 열심히 돈을 모아 경매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이 모든 활동은 학급 화폐인 ‘미소’로 이루어지고, 아이들은 1년 동안 스스로 돈을 벌고, 쓰고, 모으고, 투자하며 경제 교육을 몸으로 체험하며 학습하는 것이다.
옥효진 교사는 직업군을 묻는 말에 "저희 반에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들이 있다"며 "환기를 담당하는 친구는 기상청, 교실의 불을 담당하는 친구는 한국전력이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진 직업 경쟁률 질문에는 "전형이 2차까지 있는데 1차는 서류 면접, (2차는 가위바위보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월급이 많은 직업을 하더라"며 "업무 강도와 시간에 따라 월급에 차이가 있다. 월급이 가장 많은 직업은 급식 도우미다. 활동 시간도 많고 업무 강도도 높은 편이다. 저희 반 화폐단위로 저희 350미소 정도다"고 덧붙였다.
‘급식 도우미’가 활동 시간도 많고 업무 강도도 높아 고소득자로 등극한 가운데 실직자도 생겨났다.
교실에 자동 손 소독기가 배치돼 방역 담당하는 학생이 직업을 잃었다며 슬퍼했다는 것.
11년 차 초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돈으로 움직이는 교실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높은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아플 때 치료를 받기 위해 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이 ‘돈’과 관련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의 교육에서는 아이들에게 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말하기를 꺼린다. 살아가는 데 있어 너무나 중요하고 기초적인 지식이지만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는 돈의 흐름과 개념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한 채 돈에 서툰 어른으로 성장하고 만다.
옥효진 교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경제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아이들이 돈을 벌고 세금도 내며 저축과 투자도 하는 교실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학급 화폐 경영’은 반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반 학생들은 처음에는 돈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워 월급을 모두 써 파산을 하거나, 사업에 실패하는 등의 실수도 잦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스스로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책임감도 느끼게 되었다.
교실에서 저축, 투자, 사업의 실패와 성공을 미리 경험해 보며,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또래와 함께 돈에 대해 재미있게 배우며 건강한 돈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옥효진 교사는 이러한 경제 교육 과정을 공유하고자 유튜브 '세금 내는 아이들'을 개설했고, 해당 영상은 ‘내가 학교 다닐 때 이런 경제 교육을 받았다면 좋았겠다’, ‘이 학급으로 다시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싶다’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현직 선생님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에게까지 엄청난 화제가 됐다.
그는 더 쉽고 재미있게 경제 지식을 나누고자 지난 6월 ‘학급 화폐’ 이야기를 토대로 어린이를 위한 경제 교육 동화 '세금 내는 아이들'을 출간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렸다.
'세금 내는 아이들'은 '살면서 꼭 필요한 금융 지식’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경제에 대한 개념과 이해, 그리고 돈의 흐름을 읽는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재테크, 주식,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 경제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과 교육의 필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는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단순히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는 법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주체적으로 삶을 운영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데 있다. '세금 내는 아이들'은 아이들이 취업, 세금, 사업, 실업, 저축, 투자, 보험은 무엇이며 우리의 삶에 왜 필요한 것인지를 배워나가고, 돈에 대한 사고를 올바르게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