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게놈(개인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바이오헬스산업 시장 선점을 위해 바이오데이터팜 구축에 나섰다.
구자록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2년간 120억원을 들여 80페타바이트(PB) 용량의 바이오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초고속 연산용 고성능컴퓨팅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말했다. 1PB는 약 100만 기가바이트(GB)로, 영화(약 6GB) 17만4000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사업에는 울산시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 울산대병원, 울산병원, 11개 바이오 기업 및 인공지능(AI) 기업이 공동 참여한다. 구 원장은 “바이오데이터팜이 구축되면 연구에서 얻은 유전 정보 빅데이터를 바이오산업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코로나19 백신이나 각종 감염병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시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았다. 2022년 11월까지 총사업비 407억원을 들여 UNIST와 울산 테크노일반산업단지 등 5개 지역에 1.19㎢ 규모의 게놈 특구를 조성한다. 지난 4월에는 UNIST와 공동으로 게놈을 해독해 ‘100세 무병 시대’의 기초가 될 수 있는 ‘1만 명 게놈 해독 사업’을 5년여 만에 완료했다.
바이오업체들의 수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게놈 분석업체인 클리노믹스는 미국 법인에서 코로나19 진단 서비스를 통해 1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원드롭도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수출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고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구 원장은 “세계 게놈산업 시장 규모는 2023년 269억달러(약 32조2000억원)로 전망된다”며 “울산을 세계적인 바이오헬스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