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LG, 사회적 경제 페스타 연다

입력 2021-10-12 18:21
수정 2021-10-13 00:32
경북 포항에서 예비 사회적기업 갓해물을 창업한 허동현 대표는 일식 조리사 출신이다. 2014년 일식집을 열었다가 실패한 그는 포항과 대구·경북의 5일장을 트럭으로 돌며 신선한 수산물을 다듬어 포장판매했다.

주부들은 해산물을 요리하기 편하게 다듬는 일식 전문가의 섬세함을 알아봤다. 그의 해산물은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대구·경북에서 유명해졌다. 자신감을 얻은 허 대표는 해산물 밀키트를 아이템으로 2019년 창업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 증가와 밀키트 유행에 힘입어 수도권 소비자의 주문이 많다. 갓해물의 올해 매출은 5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허 대표는 “공유덕장, 공유창고 등의 개념을 도입해 어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와 사회적기업 창업지원기관인 소셜캠퍼스온경북은 LG경북협의회와 함께 다음달 14일까지 34일간 ‘경북-LG 사회적 경제 페스타’를 연다고 12일 발표했다. 갓해물 등 경북의 대표 사회적기업 20곳이 참가한다. LG경북협의회는 구미시에 있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팜한농 등 LG 계열사 모임이다.

경북-LG 사회적 경제 페스타는 전국 소비자에게 경북 사회적경제기업의 우수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수익 일부를 저소득 아동 치료비로 기부하는 행사다. 이 행사는 12일 가수 하림과 옥상달빛이 함께한 ‘가치소비 토크콘서트’로 시작됐다.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 달간 네이버 해피빈과 함께하는 경북 사회적경제기업 특판전과 유명인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홍보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박철훈 소셜캠퍼스온경북 센터장은 “20일과 27일 진행되는 네이버쇼핑 라이브에는 개그맨 김재우 씨와 가수 이지혜 씨가 참여한다”고 했다.

시골 할머니들의 손재주로 만든 패션팔찌 등 수공예품을 기획해 연간 1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상주의 알브이핀(대표 신봉국)도 판매전에 참가한다. 신봉국 대표는 2016년 상주에 귀촌해 할머니 19명에게 6년째 일자리를 제공하고 았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면 판매액의 일부가 지정한 곳에 기부된다. 기부금액은 1억원을 넘었다.

지난 9월 네이버 해피빈과 한 달간 진행한 펀딩에서 2억10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신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는 유명 연예인과 온라인 플랫폼이 사회적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LG협의회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사회적기업에 판로를 열어주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 행사를 마련해 참가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사회적기업에는 용기를, 소비자에게는 가치소비에 대한 인식을, 저소득 아동에게는 치료비를 기부하는 의미 있는 행사”라며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