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인터넷이 모든 사회 활동의 기반이 됐던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NFT는 메타버스·가상세계는 물론 우리 생활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서 국내 NFT 자산관리·평가 플랫폼 NFT뱅크로 보금자리를 옮긴 김정현 프로덕트 오너(PO·사진)는 지난 6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PO가 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와 한국 토종 스타트업인 NFT뱅크로 합류하게 됐는지 사연을 들어봤다.○ "미래 가상세계에서는 NFT가 가치판단의 기준"그는 무엇보다 최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NFT 시장과 NFT뱅크가 가진 비전을 주목했다.
김 PO는 "현재 인터넷이 모든 기업은 물론 사회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처럼, 미래에는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세계에서 NFT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NFT는 가상세계 모든 재화의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NFT뱅크의 독자적 기술이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 뿐만 아니라 미술·게임 업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NFT는 Non 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한다. 콘텐츠를 디지털 토큰화하여 여기에 고유 식별 코드와 정보를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쉽게 말해 디지털 자산의 '정품 인증 마크'인 셈이다.
김 PO는 "물론 최근 특금법 적용처럼 NFT 시장이 제도권에 들어오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기간이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본격 제도권에 들어오게 되면 오히려 산업이 더욱 견고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안정적인 삶에 만족하기 보다 미래 성장성을 선택"그는 페이스북에서의 안정적인 삶보다 NFT뱅크의 미래 성장성을 택했다고 한다.
김 PO는 "20여년 전 네이버 설립 당시 이해진 창업자가 함께하자고 제안한 사람들 중 거절한 분들도 있었을 텐데 그들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겠나"라며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는 싫었다"고 말했다.
그가 예상한 대로 NFT뱅크는 최근 'NFT 열풍'에 힘입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FT뱅크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 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5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3300억 원, 이달 현재 2조4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두 달여 동안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세계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 큰 손으로 꼽히는 미국 벤처캐피탈 디지털커런시그룹(DCG) 등 국내외 내로라 하는 투자사들이 참여한 시드 라운드(Seed Round) 투자를 유치했다.
NFT뱅크는 고객의 NFT 거래 내역부터 투자 수익, 자산 현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하며 해당 NFT의 실시간 시세 분석과 유리한 매도 시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최근 NFT 시장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같은 NFT 전문 금융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 "소셜미디어 중심 NFT가 시장을 주도할 것"그는 앞으로 NFT 시장은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김 PO는 "NFT 업계는 올해 초 비플의 초고가 경매 등으로 인해 예술작품 위주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엑시인피니티의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 NFT가 화제가 됐다"면서 "다음 차례는 '소셜미디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인플루언서 및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크립토펑크(CryptoPunks)',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등 NFT 프로젝트의 디지털 아바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 유일'이라는 NFT의 특성을 가진 캐릭터를 구매해 SNS 등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활용하고 있다.
김 PO는 "소셜미디어 서비스 기반 NFT 보유자들은 음성 채팅 앱 디스코드, 트위터 등에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트위터는 NFT 프로필 진품 인증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FT뱅크도 최근 이러한 움직임에 맞춰 소셜미디어 관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 PO가 페이스북에서 맞춤형 광고 도구 개발팀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선별된 NFT를 유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타겟티드 에어드랍(Targeted Airdrop)'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는 "페이스북의 주요 수익은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마다 필요한 광고를 노출시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광고에서 발생한다"며 "NFT뱅크도 이 매커니즘에서 영감을 받아 정교화한 기준에 따라 해당 NFT와 관련성 높은 커뮤니티 유저를 선별해 효과적인 에어드랍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재는 다수의 NFT 플랫폼들이 아무런 기준 없이 신청한 사용자 모두에게 에어드랍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다소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김 PO는 "NFT뱅크는 자산관리 기반으로 플랫폼 가치를 키워나갈 예정"이라며 "멀지 않은 미래에 NFT뱅크 플랫폼 내 프로필이 투자자들의 레주메(Resume·이력서)와 같은 개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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