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그리스 최대 해운사와 금융지원 협약

입력 2021-10-11 18:01
수정 2021-10-12 01:55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조선사의 수주 확대를 위해 그리스 현지 주요 선주들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8일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 아테네 본사에서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회장을 만나 양사 간 협력을 확대하는 취지의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수은은 3년간 안젤리쿠시스에서 발주하는 ‘이중연료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의 국내 조선사 수주 시 관련 금융을 제공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LNG)와 디젤 등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추진 시스템을 상선에 적용해 오염 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스는 세계 최대 해운 강국으로 유럽연합(EU) 전체 선박의 약 50%, 세계 선박의 약 20%를 소유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잔액(661억달러)의 약 20%(129억달러)가 그리스 발주 물량일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스 선사들이 오는 11월 카타르 국영석유공사(QP)의 LNG 운송 선사 입찰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카타르 QP는 최대 100척(총 23조원)에 달하는 LNG선 발주를 순차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방 행장은 이날 서명식에서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수은과 한국 조선사의 중요한 파트너로 협력 관계를 보다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 행장은 이어 야니스 플라키오타키스 그리스 해양부 장관, 니콜라스 마르티노스 선주협회 부회장 등과도 잇달아 만나 두 나라 간 해운·조선 네트워크 강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방 행장은 국내 조선업계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과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LNG선, LPG선, 탱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행장은 “한국 조선사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스마트선박을 제공할 수 있어 EU가 역점 추진 중인 탄소배출량 감축 등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